‘박종철 부친’ 고 박정기씨 영결식
28일 별세한 박종철 열사의 아버지 박정기(89)씨가 31일 부산을 떠나 아들 곁에 묻혔다. 박씨의 영결식은 이날 오전 5시 30분께 고인의 빈소가 마련된 부산진구 시민장례식장에서 엄수됐다.
영결식에는 이한열 열사 어머니 배은심씨를 비롯한 민주화운동유가족협의회 회원과 시민사회단체 회원 100여명이 참석해 고인의 마지막 길을 함께 했다. 박 열사의 형 종부(59)씨와 누나 은숙(55)씨, 어머니 정차순(86)씨 등 유족들도 엄숙한 분위기 속에 영결식을 지켜봤다.
발인은 박 열사의 혜광고 친구 김치하씨의 추모 발언 등으로 진행됐으며, 영결식 마지막엔 고인이 아들을 대신해 민주열사로 31년간을 살아온 여정을 담은 듯 ‘임을 위한 행진곡’이 울려 퍼졌다.
유족들은 오전 7시 부산 영락공원에서 화장 절차를 진행한 뒤 상경해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사랑방인 서울 동대문구 ‘한울삶’에 잠시 들렀다 오후 2시반쯤 서울광장에서 진행된 고인을 위한 노제에 참석했다.
노제 후 고인을 실은 영구차는 박 열사가 고문으로 숨진 남영동 대공분실을 방문한 뒤 경기 남양주 마석 모란공원에 먼저 묻힌 아들 박 열사의 곁에 나란히 안치됐다.
안치식에 참여한 박 열사의 혜광고 동기인 변종준씨는 “영결식부터 노제, 안치식까지 국가폭력으로 목숨을 잃은 종철이와 아버지를 추도하는 100여명의 사람이 끝까지 함께 했다”며 “시대의 아픔을 기억하고 있는 이들이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고인과의 마지막을 함께 했다”고 말했다.
박씨는 28일 오전 5시48분께 부산 수영구 남천동의 한 요양원에서 향년 89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박씨의 장례는 민주시민장(4일장)으로 치러졌으며, 문무일 검찰총장과 민갑룡 경찰청장 등 검ㆍ경 수장을 비롯해 박상기 법무부 장관과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등 각계각층에서 조문 행렬이 줄을 이었다.
부산=전혜원 기자 iamjh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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