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서 9차 남북 장성급회담
종전선언 언급 눈길
남측 “가을에 좋은 수확할 것”
남북 군 당국이 31일 판문점 남측 지역인 평화의집에서 제9차 남북 장성급회담을 열고 남북 간 군사적 긴장 완화 방안에 대해 협의했다. 지난달 14일 8차 회담 뒤 47일 만이자 4월 27일 남북 정상회담 이후 두 번째 열린 장성급회담이다.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시작된 이날 회담 들머리에서 북측은 남측의 종전(終戰)선언 관련 언론 보도를 언급했다. 북측 수석대표인 안익산 중장(한국군 소장)은 오전 전체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오늘 토론할 내용들을 (한국 언론이) 다 예평을 했던데 참 신통하다”며 말문을 뗐다. 안 중장은 그러면서 “우리가 미국을 흔들다가 잘 안되니까 이번엔 남측을 흔들어 종전선언 문제를 추진하려 한다고 보도하는데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최근 북한이 종전선언을 서두르고 있다는 관측을 딱히 부정하지 않은 셈이다.
이어 그는 “(그런 관측이) 맞는가 안 맞는가 진위를 가리기에 앞서 북과 남의 온 겨레가 그만큼 회담을 중시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평화와 번영을 위해 노력하는 데서 군부가 차지하는 몫을 깨닫게 하는 장면”이라고 평가했다. 또 “회담이 잘 될 것 같다”며 “오늘 회담을 허심탄회하게 잘해서 실지로 우리 인민들에게 군대가 제일 앞서 나간다는 인상을 줄 수 있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남측 수석대표인 김도균 국방부 대북정책관(육군 소장)은 “가을에 정말 풍성한 수확을 얻기 위해 지금 무더위 속에서도 우리가 머리를 맞대고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며 “이런 과정들을 통해서 금년 가을에 좋은 수확을 틀림없이 얻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남측 대표단은 김 소장을 포함해 조용근 국방부 북한정책과장(육군 대령), 안상민 합동참모본부 해상작전과장(해군 대령), 이종주 통일부 회담 1과장, 한석표 청와대 안보실 행정관 등 5명이다. 북측 대표단으로는 안 중장을 포함해 엄창남 육군 대좌(한국군 대령), 김동일 육군 대좌, 오명철 해군 대좌, 김광협 육군 중좌(한국군 중령) 등 5명이 나섰다.
남북은 이날 회담에서 비무장지대(DMZ)의 평화적 이용과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 평화수역 조성 등 4ㆍ27 판문점선언에 명시된 한반도 군사적 긴장 완화 방안을 논의한다. 특히 DMZ 내 감시초소(GP)의 병력ㆍ장비를 시범적으로 철수하는 방안과 DMZ 내 6ㆍ25 전사자 유해 공동 발굴 문제 등 DMZ의 평화적 이용 방안이 집중 논의될 것으로 전해졌다.
판문점=공동취재단ㆍ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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