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10년째 한 드라마만 고집하는 아빠가 등장했다.
30일 오후 방송된 KBS2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에서는 “아빠가 10년째 ‘태조 왕건’만 보신다”라며 TV 볼륨이 너무 커서 수면 장애도 생기고, 귀도 아프다는 딸이 고민 사연을 냈다. 딸은 완전히 질린 표정으로 “토할 것 같다”고 털어놨다.
딸은 “아빠가 하루 종일 ‘태조 왕건’만 본다. 같은 장면만 반복해서 보기도 한다”며 “퇴근 후 바로 ‘태조 왕건’을 튼다. 자기 전까지 보는데, 잠든 것 같아서 TV를 끄면 다시 눈 뜬다”고 설명했다.
이후 등장한 아빠는 뭐가 고민이냐는 표정으로 “그저 ‘태조 왕건’ 하나만 보는 건데..”라고 했다. 그는 “처음에는 몰랐는데 묘한 매력에 빠져든다”고 덧붙였다. 또 “딸이 너무 싫어하는데 어떤가”라는 질문에는 “자기가 싫은 거지, 내가 싫은 건 아니다”라고 해 할 말이 없게 만들었다.
아빠는 ‘태조 왕건’ 사랑을 드러내며 “사극이 많아도 ‘태조 왕건’만한 건 없는 것 같다”고 했다. 이에 제작진은 드라마 퀴즈를 준비했고, 아빠는 정답을 맞혀 주목 받았다. 하지만 현실 퀴즈에서는 결혼기념일도 몰라 탄식을 자아냈다.
특히 딸은 “아빠만 행복하다”고 심각한 고민임을 밝혔다. 뒤이어 엄마도 등장, TV 때문에 남편과 자주 싸운다며 “이제는 포기했다”고 무덤덤한 표정을 지었다. 아빠는 가족의 얘기에 개선 의지를 조금은 드러냈다. 그는 “적절하게 조절해서 딸에게 피해 안 가게 노력하겠다”고 해 박수를 받았다.
이지현 기자 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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