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과수 부검 결과 사인은 ‘뇌동맥류 파열’
“폭행과 욕설로 질병 악화했는지 검토해야”
지난 4월 전북 익산에서 취객에 폭행당한 뒤 뇌출혈 증세를 보이다 한달 만에 숨진 익산소방서 강연희 소방경이 ‘취객에게 맞아 숨졌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가 나왔다.
30일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국과수가 밝힌 강 소방경의 사인은 뇌동맥류 파열 및 이후 발생한 합병증(심장 등의 다장기부전)이다. 뇌동맥류는 뇌혈관 벽에 미세한 균열이 생기고 비정상적으로 부풀어 오른 혈관 질환이다.
강 소방경이 언제부터 발병했는지 알 수 없는 이 질병을 앓고 있었고 이후 병세가 악화해 숨졌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다만 국과수는 부검 결과를 통해 “폭행 및 욕설 등의 자극이 강 소방경이 앓고 있던 질환을 악화시키거나 이차적 변화를 초래했는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취객에게 폭행치사 혐의를 적용하려던 경찰 수사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지게 됐다. 경찰은 강 소방경 병원 진료기록 등을 토대로 대한의사협회에 자문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취객 폭행과 사망 사이에 개연성을 찾기 위해 다각도로 수사를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 소방경은 지난 4월 2일 오후 1시20분쯤 익산시 한 종합병원 앞에서 취객 윤모(47)씨가 휘두른 손에 맞았고, 이후 구토와 경련 등 뇌출혈 증세를 보여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한 달 만에 숨졌다.
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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