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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핫&쿨] 미국 후버댐, 신재생에너지 저장소로 변신?

입력
2018.07.30 16:49
수정
2018.07.30 19:14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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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본 후버댐. 미국 개간국
하늘에서 본 후버댐. 미국 개간국

1935년 완공된 미국 후버댐은 20세기 최대 토목공사 중 하나로 평가된다. 높이 221.4m, 길이 379m인 이 타원형 댐은 미국 서부 콜로라도강의 잦은 범람을 막고, 주변 농토에 물을 공급하며, 연간 40억㎾h의 전력을 생산한다. 그런 후버댐에 21세기 들어 ‘전력 저장’ 기능을 추가하려는 시도가 진행 중이다.

24일 미국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이 댐을 관리하는 로스앤젤레스수력전력부(DWP)는 후버댐이 신재생에너지 생산 및 저장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총 30억달러를 써서 추가 설비를 하는 계획을 세웠다. 기본적인 계획은 콜로라도강 하류의 물을 끌어올려 후버댐 뒤쪽 미드호(湖)로 다시 올려 보내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양수발전 원리를 가져왔지만, 물을 끌어올리는 동력을 태양력ㆍ풍력으로 조달한다는 점이 다르다. 해가 항상 빛나지 않고 바람이 항상 불지 않는 것을 고려하면, 태양력ㆍ풍력 발전량이 많을 때 물의 형태로 저장해 뒀다가 적을 때 수력 발전을 통해 전력으로 전환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이 계획을 진행하는 또 다른 이유는 미드호의 수위가 날로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후버댐의 주 목적은 하류 홍수 방지와 상류 관개이지 수력 발전은 아니기에, 물은 매우 제한적으로 방류할 수밖에 없다. 서부 농토를 관리하는 브렌다 버먼 미국 연방 개척국장은 지난달 “현재 추세로라면 2026년경에는 미드호가 담수 부족 현상을 겪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때문에 후버댐이 발전 목적으로 흘려 보낼 수 있는 물의 양도 점점 줄고 있다.

물론 이 계획에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미드호와 후버댐보다 하류에 있는 모하비호 주변이 그렇다. 상류로 물을 다시 올려 보내면 하류 지역 수위는 낮아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모하비호에서 수상스포츠 업체 ‘워터크래프트 어드벤처’를 운영하는 케리 사이먼스는 “이미 수위가 많이 낮아진 상태”라고 우려했다.

뉴욕타임스가 인터뷰한 익명의 환경보호론자들은 콜로라도강 최하류에 위치한 삼각주가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비판도 제기했다.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 걸쳐 있는 삼각주는 1998년부터 기후변화와 가뭄, 상류에서의 물길 통제로 거의 황무지가 돼 버렸다. 미국ㆍ멕시코 두 정부는 2012년 강변 자연 군락을 복원하기 위해 강 수위를 높이자는 협약을 체결했고 조금씩 효과를 보는 상황이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2016년 6월 후버댐 뒤쪽 미드호 모습. 게티이미지뱅크
2016년 6월 후버댐 뒤쪽 미드호 모습.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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