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文 대통령, 백운규 장관 방문 이어
내달 6일엔 김동연 부총리 예정
SK하이닉스 15조 투자 발표 등
경제 활성화 대기업 몫 기대 커져
#2
평택 반도체 2라인 착공 가능성
실행 땐 투자 규모 30조 넘을 듯
대통령을 필두로 정부의 경제 산업 정책을 이끄는 고위직의 삼성전자 방문이 잇따르자, 한국 최대 기업 삼성전자가 침체한 한국 경제에 숨통을 틔워줄 만한 ‘굵직한 선물’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9일 인도 노이다 신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직접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한국에서도 더 많이 투자하고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들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30일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삼성전자 평택공장 방문에 이어 다음달 6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까지 삼성전자 국내 사업장을 찾을 예정이다.
2분기 이후 경제성장률 하락세가 뚜렷해지자, SK하이닉스가 15조원 규모의 ‘통 큰 투자’를 발표하는 등 최근 대기업이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투자와 고용 확대 계획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삼성도 내부적으로 대규모 투자와 협력기업과 상생 등 경제 활성화 대책을 마련하고 있으며, 발표 시점과 규모 등을 고민하고 있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발표할 투자 분야는 반도체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 방안은 김 부총리의 사업장 방문 직후 발표될 가능성이 높다. 앞서 김 부총리가 방문한 LG그룹은 올해 신산업 분야에 19조원, 현대자동차그룹은 5년간 23조원, SK그룹은 3년간 80조원 투자 및 일자리 창출 계획을 밝혔다.
우선적으로 거론되는 건 지난해 7월 가동을 시작한 경기 평택캠퍼스 1라인 옆에 예정된 2라인이다. 단일 반도체 공장으로는 세계 최대인 평택 1라인에는 2021년까지 총 30조원이 투자되기 때문에, 2라인 착공을 발표한다면 30조원 이상의 투자가 될 것이 확실하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경영위원회를 열어 평택 2라인 기초 골조공사 안건을 의결, 사업 본격화를 위한 기반은 닦아놨다. 2라인 사업이 본궤도에 들어간다면 설비투자와 고용 창출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 평택 1라인에는 하루 평균 건설 근로자만 1만2,000여 명이 투입됐다.
삼성전자로서는 평택 2라인이 평택캠퍼스의 밑그림을 그릴 때부터 염두에 둔 공장인 데다, 추격하는 업체와 거리를 유지하려면 조속한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SK하이닉스가 경기 이천본사에 신규 반도체 공장(M16)을 짓고, 지분 매각을 마친 낸드플래시 글로벌 2위 도시바메모리도 신규 투자에 나섰다. 중국 기업들까지 올해 말부터 메모리 반도체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 매년 20조원 이상을 국내외 시설투자에 사용했고, 지난해에는 무려 43조4,000억원을 투자한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까지 투자는 8조6,000억원에 그쳐 투자 여력도 충분하다.
여기에 반도체 업계에 상생 생태계 조성을 위해 협력사 지원을 더욱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이미 1조원 규모의 협력사 상생펀드를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2차 협력사까지 현금 결제를 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1만여 명을 신규 채용한 것으로 파악된 삼성은 하반기에도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비슷한 규모로 채용을 진행, 고용 창출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삼성 관계자는 “경제 활성화와 고용 확대에 기여할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방법과 시기, 규모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이전 정부까지 삼성은 재계 1위로서 국가 경제에 위험 신호가 켜지면 앞장서 통 큰 투자와 채용은 물론 사회공헌 등을 발표하며 다른 기업의 참여를 이끌어 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른 기업을 따라가는 모습을 취하며 막판까지 검토를 거듭하고 있는 데 이는 ‘국정농단의 그림자’로 해석된다. 재계 관계자는 “이전 정부와 연루된 문제로 사법절차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앞장서 정부 정책에 부응하는 모습으로 비치는 데 부담감이 상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