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3일 故정몽헌 회장 추모식 위해
북측 동의 받아… 통일부에 방북 신청
금강산관광 등 재개 논의할 듯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내달 초 4년 만에 북한을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고(故)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의 금강산 추모행사 개최를 허가했는데, 이를 계기로 금강산 관광 재개 등 남북 경협 논의가 진전될지 주목된다.
현대그룹은 30일 “현대아산이 오늘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로부터 정 전 회장 추모식과 관련한 방문 동의서를 받았다”며 “이에 따라 즉각 통일부에 방북 신청을 했다”고 밝혔다. 앞서 현대그룹은 추모식 개최를 위해 이달 초 통일부에 ‘북한 주민 접촉 신청’을 제출해 승인받았으며, 이후 북측과 협의를 진행해왔다.
통일부가 방북을 승인하면 현 회장과 이영하 현대아산 대표, 이백훈 그룹전략기획본부장 등 현대그룹 임직원 15명은 다음 달 3일 금강산에서 정몽헌 전 회장의 15주기 추모식을 개최할 계획이다.
현대그룹은 지난 2003년 8월 4일 정 전 회장 별세 이후 매년 금강산 특구 온정각 맞은편 추모비 앞에서 추모식을 열었으나 2016년에는 남북관계 경색으로 처음 방북 신청을 하지 않았고, 지난해에는 북측이 방북 요청을 거부하면서 행사가 무산된 바 있다. 현 회장이 금강산 추모식에 참석한 것은 2008년 7월 관광객 박왕자씨 피살 사건으로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이후 2009년과 2013년, 2014년 등 모두 3차례였다. 이번 방북이 성사되면 4년 만에 북한을 찾는 셈으로, 북측 고위 관계자들과 만나 자연스럽게 금강산관광 재개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눌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대아산은 금강산관광 주사업자이자 개성공단 개발사업자로, 남북경협이 본격화할 경우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추모식 목적의 방북만 허가받은 상태여서 북측과의 기타 경협 논의 등은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도 “남북 화해와 통일의 초석을 놓고자 했던 정 전 회장의 유지를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그룹은 4ㆍ27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직후인 지난 5월 초 남북경협 재개에 대비해 현 회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남북경협사업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가동하고 있다.
김용식 기자 jawoh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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