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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대가 없이 미군 유해 송환 ‘성의’ 보였다

입력
2018.07.30 17:03
수정
2018.07.30 20:02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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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무부 “어떤 거래도 없었다”

펜스 부통령, 내달 귀환행사 참가

“내 아버지도 참전용사… 의미 커”

지난 27일 평택 오산 공군기지에서 한 군인이 북한으로부터 인도 받은 미군 유해가 담긴 상자를 옮기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지난 27일 평택 오산 공군기지에서 한 군인이 북한으로부터 인도 받은 미군 유해가 담긴 상자를 옮기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북한이 정전협정 체결 65주년인 27일 미군 유해 55구를 미국에 인도하는 과정에서 돈을 요구하지 않았다고 미국 국무부가 확인했다. 북한이 아무런 대가 없이 6ㆍ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합의사항을 이행하는 모습을 보이고, 미국도 ‘영웅들의 귀환’ 이라며 분위기 조성에 나서 북미간 신뢰 구축의 동력이 마련된 모습이다.

미국 국무부는 29일 유해 송환과 관련해 헤더 나워트 대변인 명의 성명에서 “미국의 법규는 북한 또는 어느 나라든 유해의 발굴 및 보관과 관련한 경비에 대해 배상할 권한을 국방부 장관에게 부여한다”면서도 “이번 경우에는 북한이 돈을 요구하지 않았고 어떠한 돈도 오가지 않았다”고 밝혔다. 북한은 과거 미국에 미군 유해를 인도할 때 발굴 비용 정산 명목으로 비용을 받았으나, 이번에는 먼저 신뢰 구축의 성의를 보이는 차원에서 이를 요구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미 의회조사국에 따르면 미국은 1990년부터 2005년까지 진행한 공동 유해 발굴 작업 지원을 위해 2,800만달러(약 330억원)를 지급했다. 나워터 대변인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우리의 전몰 장병들의 유해를 돌려주겠다고 한 약속의 일부를 이행하고 있다”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에 싱가포르에서 이뤄진 합의의 실현으로 향하는 손에 잡히는 조치”라고 평가했다.

미국은 다음달 1일 북한으로부터 인도 받은 유해를 하와이에 있는 국방부 전쟁포로 및 실종자 확인국(DPAA)로 옮기는 공식 송환식을 갖는다. 또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 지시에 따라 하와이에서 유해를 맞이할 예정이다.

펜스 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을 대신해 참석한 상황 중에서 미국의 영웅들이 귀환하는 이번 행사보다 더 겸허해지고 영광스러운 적은 없었다”며 고무된 모습을 보였다. 유해 송환 전날에도 북한 인권 문제를 강도 높게 비판한 대북 강경파지만, 유해 송환에는 긍정적 반응을 보인 것이다. 그는 “내 아버지도 한국전에 참전했다”면서 “돌아가신 지 30년 된 아버지는 한국전쟁의 영웅들은 집으로 돌아오지 못한 이들이라며 우리들에게 가르치셨다”고 회고했다. 펜스 부통령의 부친 에드워드 펜스는 한국전쟁에 소위로 참전해 경기 연천 북쪽 고지인 폭찹힐 전투에서 사투를 벌인 공로를 인정받아 1953년 4월 ‘브론즈 스타메달’(동성훈장)을 받았다. 펜스 부통령은 지난 27일 발표한 성명에서도 유해 송환에 대해 “매우 많은 가족들에게 큰 의미”라며 “한국전 참전 용사의 아들로서 이 역사적인 순간을 함께 하게 돼 영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이 이처럼 미국민들의 애국심을 고무시키는 유해 송환 문제에서 성의를 보이긴 했으나, 본 게임인 비핵화 협상으로 순탄하게 이어질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북한이 대가 없이 북미 정상회담 합의 사항을 이행하는 모습을 보인 후 미국에 종전선언과 제재 해제 등을 압박할 가능성이 높지만,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 이행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일각에서는 미군 유해 송환이 비핵화 협상의 교란 요인이 될 수도 있다는 회의론도 상존한 상황이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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