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일부 최대 30㎝~1㎙ 쌓일 가능성도
일본 후지산이 대규모 분화할 경우 도쿄(東京) 도심에 10㎝ 정도의 화산재가 쌓일 수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기상 상황에 따라서는 후지산과 가까운 가나가와(神奈川)현 등 수도권 일부에선 화산재가 최대 30㎝~1㎙까지 쌓일 수 있는 것으로 예상됐다.
마이니치(每日)신문은 30일 후지산이 마지막으로 분화했던 1707년 12년 호헤이(宝永) 대분화 수준의 상황이 재연될 경우 도쿄 도심에 10㎝ 이상의 화산재가 쌓일 수 있다는 일본 기상청의 시뮬레이션 결과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기상청 기상연구소는 대분화 당시 분화 지속 시간과 2015~2017년 일별 풍향과 기압 등의 데이터를 활용해 이 같은 결과를 추산했다. 호에이 대분화 당시 화산재가 100㎞ 떨어진 에도(江戸ㆍ현 도쿄)까지 날아왔다는 기록이 남아 있는 만큼 일본 정부는 도시 기능 마비 등을 상정한 대책 마련에 나설 계획이다.
도쿄 중심가인 오테마치(大手町) 지역에는 화산재가 10㎝가 쌓일 것으로 예측됐고, 후지산과 가까운 가나가와현 전역과 시즈오카(静岡)현, 야마나시(山梨)현, 도쿄도(都) 일부 지역에선 30㎝~1㎙에 달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도쿄 주변 지바(千葉)현 전역과 이바라키(茨木)현, 사이타마(埼玉)현 일부도 최대 10㎝~30㎝의 화산재가 쌓일 것으로 전망됐다.
화산재가 미치는 범위와 쌓이는 정도는 계절에 따라 다를 수 있다. 겨울에는 동부에 집중되고 여름에는 전방위적으로 화산재가 내릴 것으로 예측됐다. 봄, 가을 북동풍이 불 경우엔 도쿄 도심에 더 많이 쌓이게 된다. 기상연구소는 15년 전에도 후지산 분화를 상정한 시뮬레이션을 실시했지만, 당시엔 풍향과 기압 등을 감안하지 않아 도심 지역에 수㎝ 정도의 화산재가 쌓일 수 있다는 예측을 내놓았다.
화산재는 도쿄를 비롯한 수도권 도시 기능을 마비 상태에 이르게 할 수 있다. 화산재가 1㎜ 정도 쌓이면 도로를 덮기 시작해 5㎜가 쌓이면 철도 운행이 어려워지며 사람들에게는 눈과 기관지 이상 등 건강 피해가 발생한다. 1㎝가 넘어서면 송배전망의 성능 저하로 대규모 정전 위험이 있고 10㎝ 이상 쌓이면 차량 운행이 불가능해져 물자 수송망이 두절되는 등 사회ㆍ경제활동에 장애가 예상된다.
이에 일본 정부는 올 가을부터 중앙방재회의에 전문가검토회의를 설치하기로 했다. 또 기상연구소의 시뮬레이션 결과를 바탕으로 후지산 분화를 상정한 도로망 유지와 화산재 제거 등 대책 마련에 본격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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