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적으로 동물을 사육하고, 스트레스ㆍ질병의 위험 없이 건강하게 자란 축산물을 소비해야 한다’는 이른바 동물복지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면서 관련 축산물 제품과 매출이 덩달아 늘고 있다.
29일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전국 6개 점포(압구정본점ㆍ무역센터점 등)에서 판매하는 전체 돈육 상품 매출에서 동물복지 인증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 3%에서 올해 23.2%로 크게 늘었다. 특히 목동점은 동물복지 인증 돈육 판매 비중이 올해 상반기 30%를 넘겼다. 동물복지 인증이란 쾌적한 사육 환경을 조성한 농장과 그런 농장에서 생산되는 축산물을 정부가 인증하는 제도다.
현대백화점은 지난달부터 목동점 식품관 정육 매장에 동물복지 인증을 받은 돼지고기와 닭고기만 판매하는 코너를 설치해 운영 중인데, 앞으로 동물복지 인증 정육 전용 코너를 전 매장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동물복지 상품이 일반 돼지고기보다 20% 이상 비싸지만 판매율이 계속 늘어나 아예 별도 코너를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다른 식품ㆍ외식 업체들도 속속 관련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지난 20일 한국맥도날드는 글로벌 정책에 따라 국내 달걀 공급업체와 협력해 2025년까지 매장에서 사용하는 모든 달걀을 동물복지란으로 교체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하림은 지난 5월 농림축산식품부의 동물복지, 무항생제 인증을 받은 동물복지 브랜드 ‘그리너스’를 출시했다. 하림은 현재 30여개인 동물복지 인증 농장을 2020년까지 70여개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풀무원도 올 초 정부 동물복지 인증을 받은 ‘동물복지 목초란’을 출시한 데 이어 최근 국내 최초로 동물복지 돼지고기로 만든 유아용 만두를 선보였다.
매일유업 상하농원 역시 동물복지 공식 인증 지역 농가와 상생해 자연 친화적인 ‘동물복지 유정란’을 생산하고 있으며, 남양유업도 지난해 전국 낙농가 6,500여가구 가운데 동물복지 인증을 획득한 8가구에서 생산한 원유로 만든 ‘옳은 유기농 우유’를 내놓았다. 또 자담치킨은 치킨 프랜차이즈 가운데선 드물게 동물복지 인증을 받아 생산한 원료육만을 사용하고 있다.
이처럼 동물복지 인증 축산물 판매가 늘고는 있지만 아직은 최대 2~3배 이상 비싼 가격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동물복지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크게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막상 가격 차이를 확인하고 나서는 구입을 주저하는 사람이 아직까진 대다수”라며 “일반 제품과 가격 차이를 줄여야만 동물복지 축산물 대중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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