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직원이나 비정규직은 연봉과 학력 등 ‘스펙’이 같더라도 대기업 직원이나 정규직에 비해 결혼 확률이 낮다는 것이 통계로 확인됐다. 고용 불안정이 저출산의 주요 원인인 비혼이나 만혼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국회예산정책처는 ‘고용형태와 결혼선택’ 보고서에서 도시에 거주하는 5,000가구를 대상으로 한 ‘한국노동패널조사’ 1~19차 자료(1998~2017년)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29일 밝혔다.
분석 결과 정규직 근로자는 연령과 학력, 월평균 임금이 동일한 비정규직에 비해 결혼 확률이 1.16% 높았고, 상용직 근로자는 연령과 학력이 같은 임시ㆍ일용직보다 결혼 확률이 4.35%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50명 미만 사업장에서 일하는 근로자와 비교할 때 100명 이상~1,000명 미만 사업장 직원은 혼인 확률이 1.20% 높았고, 1,000명 이상 사업장의 근로자는 3.23%나 높았다. 스펙이 같아도 중소기업에 다니면 대기업 직원보다 결혼하기가 어렵다는 얘기다.
고용 불안정이 결혼에 미치는 영향은 여성보다 남성이 더 컸다. 여성 상용직은 임시ㆍ일용직보다 결혼 확률이 2.78% 높은 반면, 남성 상용직은 임시ㆍ일용직보다 결혼 확률이 여성의 두 배에 가까운 5.19%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여성은 1,000명 이상 사업장 근로자가 50명 미만 사업장 직원보다 결혼 확률이 2.30% 높았지만, 남성은 같은 경우 결혼 확률이 3.90% 높았다. 김경수 예산정책처 경제분석관은 “출산율 제고를 위한 정책을 세울 때 청년층의 고용안정화 방안을 중요한 요소로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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