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여성 집단폭행 사망 피의자 4명 구속

“빌린 돈 안 갚아 상습 폭행”

[저작권 한국일보]경북경찰청 전경.

경북 구미경찰서는 29일 금전문제 등으로 함께 동거하던 여성 A(22)씨를 수시로 때려 숨지게 한 혐의(상해치사)로 10ㆍ20대 여성 4명을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개월여 전부터 빌린 돈을 갚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폭행해오다 24일 새벽 A씨가 쓰러져 숨을 쉬지 않자 그대로 달아났다. 폭행 때 주먹과 발을 쓴 것은 물론 옷걸이용 알루미늄 파이프까지 휘두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고교 재학중인 10대 자매와 20대 중반의 무직자 여성 등이다.

이들은 “지난 24일 새벽 A씨가 갑자기 쓰러져 심장마사지까지 했지만, 소용이 없어 이불을 덮어둔 뒤 달아났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이들은 지난 27일 "친구를 때렸는데 숨진 것 같다"며 대전의 한 경찰서에 자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숨진 A씨가 범인 중 한 명에게 돈을 빌려 갚지 않았고, 다른 세 명과는 금전 문제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처음에는 사소하게 폭행하다가 저항이나 반항이 없자 그 강도가 심해진 것 같다"고 전했다.

경찰조사 결과 서울ㆍ대전이 고향인 이들은 지난해 7월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피해자와 우연히 알게 됐고, 함께 살기로 뜻을 모은 뒤 지난 2월부터 구미의 한 원룸을 얻어 생활해 왔다. 고교생은 언니가 구미에서 살게 되자 올 초 구미로 전학했다. 고교생을 제외한 3명 모두 현재 특별한 직업 없이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그 동안 저축한 돈 등으로 생활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의 평소 행적에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많다”며 “구체적 범행동기와 수법 등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30일 중으로 A씨를 부검, 정확한 사인을 가리기로 했다.

구미=정광진기자 kjcheong@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