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대출 금리가 넉 달째 오름세를 이어가며 1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7일 한국은행의 ‘6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지난달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가계대출 평균금리는 연 3.72%로, 한 달 전보다 0.03%포인트 하락했다. 은행 가계대출 금리가 하락한 것은 2월(0.06%포인트 하락) 이후 4개월 만이다. 가계대출 금리는 지난 5월에는 2014년 9월(3.76%) 이후 3년8개월 만에 최고치인 3.75%까지 오르기도 했다.
대출상품별로는 일반 신용대출을 제외한 대부분의 대출 금리가 감소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지난 5월 3.49%에서 지난달 3.46%로 0.03%포인트 떨어졌고, 집단대출은 3.54%에서 3.45%로 0.09%포인트 내렸다. 예ㆍ적금담보대출과 보증대출도 각각 0.01%포인트, 0.03%포인트 떨어졌다.
대출 금리 하락은 장기 시장 금리가 하락하면서 가계대출 금리 상승세가 한 풀 꺾였기 때문이다. 한은 관계자는 “가계대출은 코픽스, 은행채 3년물ㆍ5년물 등 장기물과 연동하는데, 장기 시장금리가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은행채(AAA) 3년물 금리는 5월에 비해 0.08%포인트, 5년물은 0.09%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일반 신용대출 금리는 전월 대비 0.01%포인트 오른 4.57%를 기록했다. 지난 2월 이후 4개월 연속 상승이자, 지난해 3월(4.61%) 이후 15개월 만에 최고치다. 이 같은 상승세는 신용대출 금리와 연동되는 단기 시장금리가 오른 영향이다.
기업대출 금리는 3.63%로 전월보다 0.03%포인트 내렸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 하락세를 보였는데, 대기업 대출금리는 3.31%에서 3.30%(0.01%포인트 하락)로, 중소기업 대출금리는 3.88%에서 3.85%(0.03%포인트)로 하락했다. 가계대출과 기업대출을 모두 포함한 전체 대출금리는 3.65%로 전월 대비 0.03%포인트 하락했다.
금융당국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전날 하반기 국회 업무보고에서 “금융사의 대출금리 결정 체계가 투명하고 합리적으로 설계되고 운영되도록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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