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31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싱가포르를 방문해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ㆍ아세안) 관련 연쇄 회의에 참석한다. 북한과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주요국 외교장관들이 참가하는 다자회의인 만큼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구축 협상 관련 논의가 이뤄질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강 장관은 내주 개최되는 아세안 외교장관회의 참석차 31일부터 5박 6일간 싱가포르를 방문해 관련국과의 양자 및 다자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1∼2일에는 강 장관과 참석 국가 장관 간의 양자, 소규모 다자 회담이 집중적으로 개최될 전망이다. 현재 북한과 주변 4국(미ㆍ중ㆍ일ㆍ러), 말레이시아 등 15개국과 양자 외교장관회담이 추진되고 있다.
강 장관은 이어 3일 한ㆍ아세안 외교장관회의와 한ㆍ메콩 외교장관회의, 4일 아세안+3(한중일) 외교장관회의와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외교장관회의,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 등에 참석한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번 아세안 관련 장관회의를 통해 (신남방정책 등) 우리의 정책 기조에 대한 아세안 및 여러 참여국의 지지를 높이고 재확인하기를 기대한다”며 “내년 한국ㆍ아세안 특별정상회의 개최 문제에 대해 아세안 측과 협의하고 실질적 컨센서스를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북한 대표로 참석할 것으로 추정되는 리용호 외무상 역시 5,6개 국가와의 양자회담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당국자는 “(우리는) 북한과의 외교장관회의를 희망하고 있다”며 “아직 일정이 정해진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남북, 북미, 남북미, 남북미중 외교장관 간 회동이 성사될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판문점선언 명시 사항인 ‘연내 종전선언’ 당사국들이 모여 논의를 가속화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기 때문이다. 다만 이 당국자는 “지금으로선 4자 간 회담을 추진하고 있지는 않다”면서도 “주변 4국과는 양자 등 어떤 형식이든 만나려고 노력 중이다”고 전했다.
싱가포르에서의 외교전 결과는 4∼5일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ARF 의장성명에 반영된다. 과거 북한의 도발에 대한 규탄 수위를 놓고 줄다리기가 벌어졌던 것과는 달리 이번에는 큰 마찰 없이 판문점선언과 6ㆍ12 북미공동성명에 대한 환영과 남북·미북 대화에 대한 지지 입장이 담길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1994년 역내 정치ㆍ안보 문제를 논의할 목적으로 결성된 아세안(ASEAN)의 확대외무장관회의(PMC)를 모태로 출범한 ARF는 필리핀, 베트남, 태국, 라오스 등 ASEAN 10개국과 한국,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대화상대 10개국, 북한과 몽골 등 기타 7개국 등 총 27개국이 참여한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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