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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언론 “트럼프 내달 이란 핵 시설 폭격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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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언론 “트럼프 내달 이란 핵 시설 폭격 준비”

입력
2018.07.27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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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 고위관계자 인용 “호주와 영국이 타깃 식별 지원” 

 호주 총리 “사실 무근” 적극 부인에도 이란은 반발 

 이란 군 수장 “도박꾼 트럼프 얼마든지 상대해주겠다” 

 다음달 6일 미국 대이란 제재 앞두고 긴장 갈수록 고조 

연합뉴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달 이란 핵 시설 폭격 준비에 나섰다는 호주 언론의 보도가 나왔다. 맬컨 텀불 호주 총리는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추측 보도”라고 일축했지만, 이란은 “얼마든지 맞설 준비가 돼 있다”며 즉각 맞받았다. 미국과 이란 양측이 무력 충돌까지 불사하면서 긴장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호주 ABC 방송은 27일(현지시간) 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가 다음달 이란의 핵 시설 폭격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고, 호주와 영국 정보기관 등도 공격 시설을 식별하는 데 지원에 나설 수 있다고 보도했다.

호주는 미국 영국 뉴질랜드 캐나다와 미국의 첩보 위성 활동을 지원하는 다자협정 UKUSA(우쿠사)를 맺고 있는데 이 군사 시설이 가동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협정은 ‘Five Eyes’라고도 불린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핵 협정을 일방적으로 파기한 이후, 이란이 미국 위협을 지속하면 군사 행동을 취할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그러나 이 같은 보도에 대해 텀불 총리는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나를 비롯해 외교 국방 장관 어느 누구와도 논의하지 않은 내용으로,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한 추측에 불과하다”며 “트럼프 대통령 역시 그런 행동을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텀불 총리가 적극 진화에 나서긴 했지만 이란은 거세게 반발했다.

이란 혁명수비대 산하 정예부대 쿠드스군을 이끄는 거셈 술레이마니 사령관은 트럼프 대통령을 ‘도박꾼’에 비유하는 등 원색적으로 비난하며 결사항전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도박꾼 트럼프, 당신이 무슨 생각을 하든 우리는 근처에 있다”며 “당신이 전쟁을 시작할 진 몰라도 끝내는 건 우리다. 전임자들에게 물어보라. 그러므로 위협을 멈추라. 우리는 맞설 준비가 돼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핵 협정 파기 이후 미국과 이란의 갈등은 이번 주 최고조에 달했다. 양국 수장은 상대를 향해 극강의 험악한 말을 주고 받으며 긴장을 고조시켰다.

포문을 연 것은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었다. 그는 지난 22일 “이란과의 평화는 모든 평화의 어머니, 이란과의 전쟁은 모든 전쟁의 어머니”라는 미국에 경고장을 날렸다. 전쟁이 전쟁을 낳아 끊이지 않을 것이라며 경거망동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는 이란과의 무력충돌이 중동 전체로 번질 수 있다는 점에서 “사자의 꼬리를 갖고 놀다간 영원히 후회하게 될 것”이란 말로 트럼프 대통령을 비꼬듯 훈계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역사를 통틀어 겪어 본적이 없는 결과를 맞을 것”이라는 협박으로 응수했다.

당장 미국이 다음달 6일 금융 분야를 시작으로 이란에 대한 전방위 제재를 본격화 할 것으로 예상돼, 양측의 갈등은 말싸움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는 유럽과 아시아 동맹국, 중국, 인도 등에 11월 4일까지 이란산 원유 수입을 전면 중단할 것을 요구하며, 위반할 경우 제재를 가하겠다고 경고한 상태다. 이에 대해 이란 역시 전 세계 원유 수송량의 30%가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카드를 꺼내 들고, 다른 국가들의 원유 이송까지 방해하겠다고 나서 양국의 무력 충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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