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 기관’ 형태는 유지하되
역할은 ‘보안ㆍ방첩’으로 한정
국방장관 통제ㆍ감시 등 용이한
국방부 본부로 부대 이전 거론도

문재인 대통령이 국군기무사령부 개혁 필요성을 다시 강조한 26일 기무사 개혁위원회는 기무사를 국방부 산하 기관으로 유지하되, 명칭을 바꾸고 업무 범위를 좁히는 방향으로 개혁안의 대략적인 틀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개혁위는 다음달 9일 최종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장영달 개혁위원장은 이날 한국일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기무사를 지금과 유사한 형태로 가져가되, (업무) 내용이나 조직(구성)을 대폭 수정하는 방향으로 갈 것 같다”고 말했다. 기무사를 독립된 형태의 기관으로 그대로 두되, 본연의 역할인 보안ㆍ방첩으로 권한을 한정하는 식으로 개혁안을 짜고, 이에 따라 조직 구성도 재편성한다는 방침이다.
5월 발족한 개혁위는 기무사의 정치 개입 차단, 민간 사찰 행위 금지, 특권 의식 근절 등에 초점을 맞추고 개혁안을 마련하고 있다. 기무사 명칭 자체에 대한 국민적 거부감이 커진 만큼, 명칭은 변경될 가능성이 크다. 개혁위 내부에서도 “기무사 명칭에 상처가 너무 많이 나 돌이킬 수 없다”는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 과천에 위치한 기무사를 서울 용산의 국방부 본부로 옮기는 방안도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무사가 국방부와 떨어져 있어 장관의 통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탓에 과도한 권한을 행사해 왔다는 지적 때문이다. 곁에 두고 수시로 감시하며 옥죄려는 구상이다. 또 방위사업청, 병무청과 같이 독립된 외청으로 운영하자는 주장도 있다. 다만 외청을 새로 만들 경우, 조직 설계와 설치에 시간이 오래 걸려 한창 물오른 개혁의 동력이 떨어질 우려가 있다.
문 대통령이 이날 개혁위를 향해 “개혁안을 서둘러 제출해 주었으면 한다”고 채근한 만큼 개혁안 발표 시기는 다소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장영달 위원장은 “(위원회) 회의가 매주 목요일 열리니, 다음달 9일이면 대략적인 결과를 내놓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당초 개혁위는 이달 중순 개혁안을 발표하려고 했으나 기무사 특별수사단이 출범함에 따라 수사 결과를 지켜보고 개혁의 수위를 조정하겠다고 입장을 바꾼 바 있다. 특수단은 다음달 10일 활동을 종료할 예정이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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