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과학탐구영역 1
계란계란 지음
뿌리와이파리 발행ㆍ300쪽ㆍ1만6,000원
공장식 축산에 의존하는 육식 중심의 식문화를 비판하는 건 멋지고 폼 나는 일이다. 그런데 비좁은 곳에 인위적으로 한데 몰아 키우고, 인간에게 유리한 쪽으로만 교배해서 먹는 가장 대표적 식품은 뭘까. 고기가 아니다. 곡물과 야채다. 논과 밭이라는 인위적 공간에 잡초를 제거해가며 집중적으로 몰아 키우고, 유기농 퇴비 등 막대한 영양분을 인위적으로 주입할 뿐 아니라, 그 구성 성분이 비정상적으로 인간에게 유리하게 조정됐다. 불쌍한 표정 못 짓는 식물이라는 게 통탄할 일이다. 동물애호가들이여, 너무 눈을 부라리며 달려들진 말길. 이 책의 목표는 항균, 탈취, 음이온, 원적외선, 천연 성분 등으로 치장된 사이비 과학 마케팅을 부수는데 있다. 이 에피소드가 겨냥하는 건 ‘곡물 생식’이다. 재미를 위해 웹툰 형식을 취했는데, 과학적 반박을 하려니 웹툰치곤 글이 너무 많다. 유사역사학이나 유사과학이나, 일단 한번 번져나간 사이비 퇴치는 이렇게나 피곤한 일이다.
조태성 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