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터넷 주식게시판 등엔 연 300% 수익률을 달성할 땐까진 무료로 주식 투자 자문을 해주겠다는 광고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일반 투자자로선 무료로 좋은 종목을 알려준다는데 한 번 연락이나 해볼까 하고 혹할 수 있지만 이런 광고는 그냥 무시하는 게 낫다.
금융감독원은 26일 최근 주식ㆍ선물 투자시 수익률 300%까지 무료 투자 자문을 해준다며 도박형 사기 사이트에 투자를 유도한 후 투자금을 가로채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며 소비자경보를 발령했다. 지난 5월 말부터 이달 13일까지 파악된 피해건수는 12건, 피해금액은 2억5,000만원이다.
사기범들은 인터넷 게시판에 자신들이 알려준 방식대로만 하면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글을 올린 뒤 카카오톡으로 연락을 유도한다. 수익률 300%까진 무료로 투자자문을 해주고 이후엔 수익금의 10%를 수수료로 받는다는 식인데, 이들은 투자자가 의심하지 않게 운전면허증 사진 등도 카톡 메신저로 전송하기도 했다. 상대가 투자 의사를 밝히면 불법 인터넷 사이트 가입을 유도하고 정체 불명의 법인계좌로 투자금을 입금하도록 하고 사이트에서 사용할 수 있는 일종의 사이버머니를 내줬다.
하지만 이 사이트는 정상 사이트가 아닌 도박사이트였다. 주식과 선물의 움직임에 따라 승패가 갈리는 일종의 홀짝 게임을 진행하는 사이트로, 전문가를 사칭하는 이들은 이용자들에게 상승과 하락 중 어느 쪽에 베팅할지를 알려줬다. 베팅 결과는 다음날 확인할 수 있는데 화면상에선 계속 수익이 나는 것처럼 투자자들을 속여 추가로 투자금을 넣도록 유도했다. 투자자들이 투자금을 찾으려고 하면 사기범은 여러 핑계를 대며 시간을 끈 뒤 연락을 끊고 사이트를 폐쇄했다. 사기범은 서버를 해외에 두고 있어 적발도 쉽지 않다.
주가, 환율 등 상승과 하락을 단순 예측해 단기간에 손익을 실현하는 일명 ‘바이너리 옵션’은 정부 인가를 받은 금융사가 취급하는 금융투자상품이 아니다. 때문에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절차를 거쳐 보상을 받을 수도 없다. 금감원 관계자는 “주식, 선물 거래를 빙자한 불법 행위가 의심될 땐 수사기관에 신고하거나 금감원에 상담을 요청해 달라”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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