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과 함께-인과 연'은 그 어떤 작품보다 많은 배우들이 출연하는 영화다. 그런데 연기에 구멍이 없다. 각자의 몫, 그 이상의 것들을 해냈다.
우선 주연 캐스팅부터가 훌륭하다. 강림 역의 하정우와 염라대왕 이정재, 해원맥 주지훈과 덕춘 김향기, 성주신 마동석에 수홍 김동욱까지 믿고 보는 배우다운 연기를 펼친다.
판관 역의 임원희와 하차한 오달수 대신 등장하는 조한철도 자신만의 색깔로 캐릭터를 완성시켰다. 특히 조한철은 1부에서 보여준 오달수의 연기에 매몰되지 않고, 근엄한 척 하지만 실은 허당인 판관의 얼굴을 그려냈다.
이번 편에서는 가택신인 성주신이 지키는 이들, 할아버지 허춘삼(남일우)과 손자 현동(정지훈)의 분량이 많다. 오랜 연기 내공을 뽐내는 남일우는 죽을 날을 받아놓은 아픈 할아버지 역할을 잘 표현했고, 아역 정지훈은 사랑스러운 매력으로 극 몰입도를 상승시켰다.
조그맣고 귀여운 정지훈이 큰 덩치의 마동석에게 매달려 있는 모습은 마치 고목나무의 매미 같다. 성주신이 현동을 끔찍하게 아끼고, 지키려 하는 이유가 정지훈의 모습을 통해 자연스럽게 설명이 된다.
정지훈은 앞서 '덕구'에서 이순재와 호흡을 맞추며 이미 한차례 관객들을 놀라게 했다. 당시 이순재는 "덕구 역할이 상당히 어려운 역할이다. 아이로서 소화하기 어려운 역할인데 잘 했다는 생각이 들고, 자신의 캐릭터를 충분히 이해하고 표현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이렇게 우리 아이들이 경이롭다"고 극찬했다.
동그란 눈과 해맑은 미소를 지닌 정지훈은 2007년생이다. 고작 12세 초등학생인 그는 캐릭터에 대한 이해도가 매우 높은 아역배우다. 보고 있으면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1부에 이어 카메오 등장도 눈길을 끈다. 성동일과 이경영, 정해균 등이 개성 있는 연기를 보여준다. 이경영과 정해균은 지옥 대왕으로, 성동일은 과거와 현재의 상반된 두 가지 캐릭터로 등장해 시선을 붙든다.
정해균은 최근 종영한 드라마 '나의 아저씨'에서 중년의 박상무로 활약했고, 지난 2012년 영화 '내가 살인범이다'에서 소름 돋는 살인마 연기를 보여준 바 있다. 또한 '시그널'과 '구해줘'에서도 인상적인 연기로 안방극장에 눈도장을 찍었다.
이경영은 '또 경영'이란 별명을 가진 배우다. 혹은 '충무로 노예'라고도 불린다. 그만큼 많은 영화에 출연하고 있다. '신과 함께-인과 연'에서는 짧은 등장이지만 역시 묵직한 존재감을 뽐낸다. 분장으로 완성된 비주얼은 물론, 발성에도 변화를 주며 캐릭터에 이입했다.
당초 출연 소식이 알려져 있던 성동일은 '신과 함께-죄와 벌'에 출연하지 않아 궁금증을 자아낸 바 있다. 그는 '미녀는 괴로워' '국가대표' '미스터 고' 등에 잇따라 출연해 김용화 감독의 페르소나로도 불린다.
성동일은 전작 '탐정' 개봉 당시 진행한 인터뷰에서 "'신과 함께-인과 연'에 한 신 정도 나온다. 사실 김용화 감독이 처음부터 출연을 제안했는데 당시 스케줄이 안 맞아 거절했다"며 "서운해 하던 김용화 감독이 한 신이라도 만들 거라면서 들이대더니 결국 만들더라. 그래서 한 신 찍었다"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한 바 있다.
유수경 기자 uu8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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