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도 웃음으로 승화시키는 능력, 배우 마동석이 가진 귀한 재주다.
내달 1일 개봉하는 '신과 함께-인과 연'은 환생이 약속된 마지막 49번째 재판을 앞둔 저승 삼차사가 그들의 천 년 전 과거를 기억하는 성주신을 만나 잃어버린 비밀의 연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다. 전편 '신과 함께-죄와 벌'에서 이어지는 이야기다.
2부는 귀인 자홍(차태현)을 무사히 환생시킨 세 차사들이 자홍의 동생 수홍(김동욱)의 저승재판을 맡는다는 설정에서 시작한다.
그러나 수홍은 억울하게 죽임을 당해 원귀가 된 인물. 재판을 받을 수 없는 원귀이기에 저승길 또한 무척 험난하다.
사실 1부 '신과 함께-죄와 벌'은 신파적 요소가 강했다. 자홍과 수홍 형제, 어머니(예수정)의 모성애를 그리며 눈물샘을 자극했다. 초중반까지 다소 지루하다가 후반부에 몰아치는 감정 연기로 관객의 마음을 훔친 탓에 호불호가 갈리기도 했다.
2부인 '신과 함께-인과 연'은 그러한 우려를 말끔히 해소한다. 훨씬 쫀쫀해진 스토리에 유머가 가미되면서 영화가 주는 재미를 몇 배로 끌어올렸다.
앞서 드러나지 않았던 저승 삼차사의 비밀도 밝혀진다. 기억이 지워진 해원맥(주지훈)과 덕춘(김향기)은 성주신(마동석)이 자신들을 저승으로 데려간 저승 차사였단 걸 알고 과거를 캐묻기 시작한다.
망자를 데려가려는 자와 지키려는 자는 어느새 동맹 관계로 발전하고, 세 사람이 만들어내는 차진 호흡이 영화 전반에 걸쳐 펼쳐진다.
'신과 함께-인과 연'은 이승과 저승, 현재와 과거를 넘나드는 방대한 설정이지만 관객들의 피로도를 상승시키지 않는다. 영리한 편집 방식을 활용해 다양한 캐릭터들의 감춰진 비밀을 한꺼풀씩 벗겨보는 재미를 준다.
성주신은 진작 저승길에 올랐어야 할 망자 허춘삼(남일우)과 손자 현동(정지훈)을 지키는 가택신이다. 대적할 수 없는 힘으로 저승 차사들을 내쫓지만, 이승에서는 허약 그 자체. 인간을 상대로는 힘을 쓸 수 없는 그이기에 외모와 상반된 여린 면모가 웃음을 자아낸다.
영화를 이끄는 성주신은 해원맥과 덕춘에게 과거 이야기를 전달하는 중요한 역할을 짊어짐과 동시에 이승 장면의 유머까지 책임진다.
마동석은 외적 비주얼에도 신경을 쓴 모습이다. 의상에 유머가 더해졌다. 초록색 스트라이프 민소매 티셔츠를 입고 터질듯한 팔뚝을 자랑하는 성주신은 집안에서 목욕가운을 걸치고 나타나 웃음을 선사하기도 한다.
성주신은 원작 웹툰 팬들이 높은 싱크로율을 이유로 가장 기대했던 캐릭터이기도 하다. 마동석은 "원작 속 성주신이 울산바위를 닮았는데, 나와 싱크로율이 높다는 것에 대해 기뻐해야 하는 건지 잠시 고민을 했다"고 털어놔 웃음을 줬다.
2부에서도 '인과 연'에 관련된 애잔한 장면들이 등장하지만, 마동석의 존재는 극 전체를 한 톤 더 밝게 만든다.
유수경 기자 uu8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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