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속되는 열대야로 잠이 들어도 깊은 잠을 자지 못하고 아침에 일어났을 때 개운하지 않은 ‘열대야 불면증’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불면이 지속되면 업무지장은 물론 각종 사고에 노출될 수 있어 위험하다.
수면을 취하기에 적절한 온도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섭씨 18도에서 20도 정도가 적당하다고 알려져 있다. 온도가 너무 높으면 체내의 온도조절 중추가 발동, 중추신경계가 흥분해 각성상태가 유지돼 숙면에 이르지 못한다.
더위로 인한 불면증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건강한 수면습관이 필요하다. 항상 일정한 시간에 기상해 활동해 우리 뇌 속의 생체 시계가 규칙적으로 작동하도록 해야 한다. 잠을 설쳤다고 해서 늦잠을 자는 일이 반복되면 평소와 비슷한 시간에 잠을 청했을 때 잠들기 힘든 불면의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어 삼가야 한다.
억지로 잠을 청하는 것도 좋지 못하다. 잠이 오지도 않는데 오랜 시간 침대에 누워 어떻게든 자보겠다고 하는 것은 각성으로 인해 불면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정말 졸릴 때 잠을 청해야 숙면에 이를 수 있다.
카페인이 함유된 음료, 담배, 흥분제 등도 피해야 한다. 더위를 쫓으려 아이스커피나 카페인이 함유된 차가운 에너지 음료 등을 지나치게 섭취하면 숙면에 방해가 된다.
음식 섭취도 유의해야 한다. 식사시간은 일정하게 맞추고, 저녁에 과식을 하지 않아야 한다. 과식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너무 배가 고파 잠을 이루기 어려울 경우 허기를 면할 정도의 가벼운 군것질이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수박이나 시원한 음료수를 너무 많이 먹어서 밤에 화장실에 다니느라 잠을 깨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이유진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열대야로 인한 불면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온도와 습도를 몸이 편안하게 느낄 만큼 적당한 수준으로 유지해야 하지만 에어컨 등 냉방기기에 의지하면 경제적 부담은 물론 호흡기계통이 건조하게 돼 건강을 해칠 수 있다”며 “건강수면 습관을 유지해 열대아를 극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치중 기자 cj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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