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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교역조건 6년여 만에 가장 악화… 수출마저 비상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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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교역조건 6년여 만에 가장 악화… 수출마저 비상등

입력
2018.07.25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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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우리나라의 순상품교역조건지수가 6년 2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 지수는 한 국가가 상품 1단위를 수출했을 때 수입할 수 있는 상품량을 뜻하는데, 지수 악화는 국민 실질소득 감소와 경상수지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25일 한국은행의 ‘6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에 따르면 지난달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전년동월(100.64) 대비 7.3% 하락한 93.29를 기록했다. 1년 전엔 상품 100개를 수출한 돈으로 그 이상을 수입할 수 있었는데, 이젠 수입 가능한 상품이 93개 수준으로 줄었다는 의미다. 지수값은 2014년 11월(92.4) 이래 가장 낮고, 지수 하락률은 2012년 4월(-7.5%) 이후 6년 2개월 만에 가장 컸다. 다만 수출물량이 전년동월 대비 8.3% 늘어나면서 전체 수출금액으로 수입 가능한 상품량을 뜻하는 소득교역조건지수는 0.4% 늘었다.

순상품교역조건이 악화된 것은 유가 상승 영향이 크다. 기름값이 오르면 수입물가가 그만큼 오르기 때문이다. 한 달 가량의 수입 시차를 감안하면 지난달 수입물가에 영향을 준 원유는 5월 계약분인데, 5월 두바이유 가격(배럴당 74.4달러)은 1년 전(50.7달러)보다 47%가량 올랐다. 물론 유가가 상승하면 석유화학제품 등 원유 가공 수출품 가격도 오르지만, 석유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 경제 구조상 수입품 가격 상승폭이 훨씬 클 수 밖에 없다. 실제 지난달 수출물가는 전년동월 대비 1.6% 오른 반면 수입물가는 10.9% 상승했다. 유가에 따른 순상품교역조건 악화는 이달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6월 두바이유 가격 인상률(전년동월 대비)이 5월보다 큰 58%에 달하기 때문이다.

가격 측면의 교역조건이 악화된 상황에서 수출물량 증가세까지 둔화될 경우 경상수지 악화 우려가 현실화할 수 있다. 주력 품목의 지난달 수출물량 증가율은 반도체 등 전기및전자기기 24.7%, 석탄및석유제품 16.3% 등으로 양호한 실적을 보였지만, 미중 무역분쟁 확산, 반도체 경기 둔화 가능성 등 불안 요소도 적지 않다. 국제금융센터는 전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올 들어 우리나라 수출의 대중(對中) 의존도가 높아졌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대중 수출 중 5~7%가 중간재 등으로 활용돼 미국에 도달하는 것을 고려하면 미중 무역분쟁 여파로 99억5,000만달러의 수출 피해를 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또 “특히 주력 수출품목인 반도체는 중국의 반도체 자급률 향상 정책까지 맞물려 올해 말부터 수출 증가세가 꺾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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