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세가맹점 수수료율 0%대로 낮아질 듯
정부가 내년부터 3년간 적용될 신용카드 수수료율을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연매출 5억원 미만 자영업자의 카드수수료율은 현행 0.8~1.3%에서 내년 0%대로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또 정부는 올해 말 일몰을 맞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가입 시한을 연장(본보 7월5일자 19면)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25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업무보고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하반기 중점 추진계획을 보고했다. 금융위는 카드수수료율 인하를 공식화했다. 금융위는 업무보고 자료에 “3년 주기 재산정 원칙에 따라 카드수수료 원가분석 작업을 거쳐 산출된 원가 하락분을 토대로 카드수수료 인하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카드수수료율은 3년 주기로 바뀐다. 카드사 대표격인 여신금융협회가 가맹점 카드 수수료율을 매길 때 기준이 되는 원가(적격비용)를 새로 산정하고, 카드사들은 이를 토대로 수수료율을 매긴다. 연매출 5억원 이상의 일반가맹점은 카드사들이 수수료율을 매기지만 연매출 5억원 미만의 영세가맹점에 적용되는 우대수수료율은 정부가 정하게 돼 있다. 정부는 수수료율을 내리겠다고 한 건 영세가맹점에 적용되는 우대수수료율(현재 0.8~1.3%)을 낮추겠다는 의미다.
정부는 또 인터넷쇼핑몰 사업자에게 적용되는 카드수수료율도 낮추기로 했다. 현재 인터넷쇼핑몰 사업자의 경우 연매출이 5억원 미만이라도 대략 카드결제액의 3%를 수수료로 물고 있다. 이는 소규모 인터넷쇼핑몰들은 카드사가 요구하는 보안 인프라를 갖출 여력이 안돼 카드결제에 필요한 전 과정을 전자결제대행업체(일명 PG사)에 맡기는데, 카드사는 가맹계약을 맺은 PG사의 연 매출을 기준으로 카드수수료율을 정하다 보니 영세 쇼핑몰조차도 수수료율 수준이 크게 올라가는 모순이 생기고 있다. 정부는 내년부터 인터넷쇼핑몰 사업자에게도 연매출 5억원 미만이면 우대수수료율을 적용하기로 했다. 또 신규사업자가 사업을 시작한 후 영세가맹점으로 선정될 경우 직전 반기 중 발생한 카드매출에 대해 우대수수료율을 소급 적용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더 걷은 수수료는 카드사가 환급해주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 모든 방안은 카드사의 수익 감소를 전제로 하는 것들이라 추진 과정에서 카드사들의 반발이 클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카드 가맹점이 고객이 신용카드 결제를 희망할 때 이를 거절하지 못하도록 규정한 ‘카드 의무수납제’를 폐지하는 방안(본보 6월20일자 19면 참조)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인터넷전문은행 등장으로 금융권의 금리 인하 등 긍정 효과가 뚜렷하다며 인터넷은행에 한해 은산분리 규제(산업자본의 금융자본 소유 금지)를 완화하는 방안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지난달 일몰된, 워크아웃의 근거가 되는 기업구조조정 촉진법을 되살리기 위한 재입법을 추진하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중저금리 자금공급은 확대하고 서민의 자산형성을 돕기 위해 올해 말 일몰 예정된 ISA의 가입기간도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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