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리우올림픽에서 거짓 강도 신고로 물의를 빚은 바 있는 미국의 수영 스타 라이언 록티(34)가 이번에는 허가 받지 않은 약물을 투여하는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올렸다가 철퇴를 맞았다.
미국반도핑기구(USADA)는 “금지된 방법으로 약물을 투여한 록티에게 14개월의 자격 정지 징계를 내렸다”고 23일(이하 현지시간) 발표했다.
USADA에 따르면 록티는 지난 5월 24일 인스타그램에 비타민 수액을 맞고 있는 사진을 올렸다가 조사를 받았다. 당시 그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95만7,000여명에 달했다. 그는 미국 플로리다 개인스빌의 한 병원을 찾았다가 예방 차원에서 비타민 B12이 포함된 수액을 맞은 것으로 전해졌다. USADA는 “치료 목적의 예외적 사용(TUE) 신청을 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100㎖를 초과하는 양의 약물을 12시간 이내에 주입한 것이 규정 위반”이라고 설명했다. USADA는 해당 약물이 금지 약물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록티는 2004 아테네올림픽부터 2016 리우올림픽까지 4번의 올림픽에 출전해 금메달 6개를 포함, 총 12개의 올림픽 메달을 보유한 수영 스타다. 그는 200m와 400m 남자 개인 혼영 세계 기록을 갖고 있다. 2016년에는 미국 ABC의 댄스 경연 프로그램 ‘댄싱 위드 더 스타’에도 출연하는 등 활발한 방송활동도 펼치고 있다.
록티에 대한 이번 징계는 5월 24일부터 소급 적용 돼 2019년 7월에 풀린다. 이에 따라 그는 당장 이번 주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펼쳐지는 미국선수권대회와 다음 달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팬퍼시틱선수권 대회에 나설 수 없게 됐다. 다음 해 7월 광주에서 개최되는 세계선수권대회도 출전할 수 없다. 2020 도쿄올림픽에선 참가가 가능하다.
록티는 “규정 위반을 인정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그는 이날 징계가 확정된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굉장히 충격적”이라며 “규정은 규정이니 기술적 위반이 있었음을 인정한다”고 시인했다. 그러면서 “다른 선수들이 나의 실수에서 배우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어 “지금까지 수영하는 동안 금지 약물을 사용한 적도 없고 내 몸 안에 불법적인 걸 투입해 이익을 보려고 시도한 적은 없다”고 강조했다.
록티가 말썽을 일으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2016 리우올림픽 기간에 올림픽 선수촌에서 무장강도를 당했다고 경찰에 신고했는데, 브라질 경찰이 출동해 폐쇄회로(CC)TV를 돌린 결과 이는 거짓으로 드러났다. 오히려 록티와 그의 미국 대표팀 동료들이 기물을 파손하는 등 난동을 벌였다. 록티는 술에 취해 저지른 일이라고 사과를 했다. 이 사건은 ‘록티 게이트’라고 불릴 만큼 큰 파장을 일으켰고 미국올림픽위원회와 미국수영협회는 2016년 9월 자격정지 1년의 징계를 내렸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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