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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킹 걱정도 없는 ‘블록체인 인터넷’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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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킹 걱정도 없는 ‘블록체인 인터넷’ 나온다

입력
2018.07.24 16:36
수정
2018.07.24 18:28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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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세계 최초 ‘네트워크 블록체인’ 공개

블록체인 ID로 접속, 모든 인증 자동화

“에너지ㆍ금융 등 전방위에 접목할 것”

24일 서울 광화문 KT빌딩에서 열린 ‘KT 블록체인 사업전략’ 기자간담회에서 문정용 KT 블록체인사업화 태스크포스(TF)장이 네트워크에 블록체인을 접목한 차세대 인터넷 시스템을 소개하고 있다. 문 TF장은 “블록체인 네트워크로 국내 블록체인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해 2022년 1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KT 제공
24일 서울 광화문 KT빌딩에서 열린 ‘KT 블록체인 사업전략’ 기자간담회에서 문정용 KT 블록체인사업화 태스크포스(TF)장이 네트워크에 블록체인을 접목한 차세대 인터넷 시스템을 소개하고 있다. 문 TF장은 “블록체인 네트워크로 국내 블록체인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해 2022년 1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KT 제공

지금 일반적으로 쓰는 인터넷은 인터넷프로토콜(IP)을 기반으로 돌아간다. 인터넷에 연결되는 모든 것이 고유의 IP 주소를 갖고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접속하려는 기기의 IP 주소와 접속 대상 웹사이트 등의 IP 주소를 연결해 주는 게 현재의 인터넷 구조다.

그런데 이 IP 기반 인터넷의 기술적 토대를 닦은 밴 제이콥슨 박사(팔로알토 리서치센터 선임연구원)는 2000년대 중반부터 IP 방식을 버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데이터 송수신자의 IP 주소보다 이들이 소비하는 콘텐츠가 중요하다”며 “하나의 아이디(ID) 만으로 콘텐츠가 효과적으로 유통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이콥슨 박사는 결국 실현하지 못했던 신개념 네트워크가 내년 국내에서 구현된다. 비결은 ‘블록체인’이다.

KT는 24일 블록체인을 적용한 인터넷인 ‘네트워크 블록체인’을 소개했다. 상용 초고속 네트워크에 블록체인을 통째로 입힌 건 KT가 세계 최초다. 서영일 KT 융합기술원 블록체인센터장은 “제이콥슨 박사는 IP를 다 걷어내는 방식을 주장해 실패했지만, 우리는 IP 위에 블록체인을 덮어씌우는 방식을 택했다”며 “6월 개발을 끝내고 현재 테스트 중이며 내년이면 상용화된다”고 밝혔다.

네트워크 블록체인 안에서 IP는 블록체인 시스템 아래 가려져 있다. 대신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접속이 허가된 사람에게는 블록체인 ID가 부여된다. 이 ID에는 각종 포털사이트 로그인 정보, 공인인증서 등 연결에 필요한 개인정보가 같이 묶여 있다. 블록체인 ID를 넣고 접속하는 순간 모든 본인인증이 동시에 처리되는 구조다. IP 기반 인터넷처럼 사이트마다 내가 누구인지 일일이 확인시키기 위해 로그인 정보를 넣을 필요가 없다.

이 같은 ‘ID 기반 네트워크’는 구글을 비롯한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꿈꾸는 세상이지만, 지금까지 불가능했던 건 통신 인프라 부족과 블록체인의 느린 데이터 처리 속도(TPSㆍ초당 거래 처리 속도) 때문이었다. KT는 67만㎞ 광케이블과 3,700여개 통신국 등 강력한 인프라를 확보하고 있다. 여기에 전국 통신국이 거대한 블록체인을 구성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했고, 속도를 2,500TPS까지 올렸다. 1초에 2,500건의 데이터 거래를 처리할 수 있다.

KT 네트워크 블록체인의 초당 데이터 처리 속도 고도화 계획. KT 제공
KT 네트워크 블록체인의 초당 데이터 처리 속도 고도화 계획. KT 제공

서 센터장은 “블록체인을 실생활에서 제대로 쓰려면 대용량 데이터를 빨리 유통하는 초고속 성능을 제공해야 한다”며 “지금 2,500TPS를 올 연말 1만TPS, 내년 말에는 10만TPS까지 높이겠다”고 밝혔다. 이는 비트코인(3~7TPS) 이더리움(13~20TPS) 리플(1,500TPS) 등 주요 블록체인 플랫폼보다 월등히 앞서는 속도다. 10만TPS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데이터 처리 속도를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기 때문에 네트워크 블록체인이 본격 상용화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네트워크 블록체인의 강점은 IP 기반 인터넷의 근본 한계인 보안을 해결한다는 점이다. IP 주소는 노출되는 순간 해킹 대상이 된다. 반면 네트워크 블록체인은 IP를 완전히 가리고 있어 해커는 누군가의 블록체인 ID를 알아낼 수가 없고, 수많은 블록들이 체인으로 연결된 데이터들의 위ㆍ변조를 감시하고 있어 개인정보 유출, 디도스(DDoSㆍ분산 서비스 거부) 공격 등도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KT의 설명이다.

네트워크 블록체인 적용 가능한 각종 산업들. KT 제공
네트워크 블록체인 적용 가능한 각종 산업들. KT 제공

문정용 KT 블록체인사업화 태스크포스(TF)장은 “앞으로 모든 사람이 블록체인 ID를 갖게 될 것”이라며 “전력거래, 지역화폐 등 전방위적인 산업에 접목해 국내 블록체인 시장 규모를 2022년 1조원까지 성장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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