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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수온까지 오른 바닷물에 물고기들 폐사… 남해 올해 첫 적조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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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수온까지 오른 바닷물에 물고기들 폐사… 남해 올해 첫 적조주의보

입력
2018.07.24 18:00
수정
2018.07.24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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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지속되며 30도까지 치솟아

주포항 양식장 돌돔 8만마리 죽어

남해안, 제주 연안에 고수온주의보

앞으로 20일 이상 계속될 가능성

정부, 산소탱크 지원 등 대책 마련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전남 함평군 주포항 인근 해상 가두리 양식장에선 돌돔 8만여 마리가 집단 폐사했다. 지난 17일부터 죽은 채 발견되기 시작한 이 지역 돌돔은 수온 상승으로 폐사 개체가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찌는 듯한 폭염이 지속되며 바닷물 온도가 돔류의 한계수온(어류가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수온)인 30도까지 치솟았기 때문이다.

폭염이 열흘 넘게 이어지면서 해수 온도가 빠르게 오르고 있다. 남해안에서는 적조까지 덮치면서 어패류 양식장에 비상이 걸렸다. 더구나 짧은 장마에 태풍 예보도 없어 올해 우리나라 해역의 고수온 현상은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남해안과 제주 연안 등에 고수온 주의보와 적조주의보를 발령하는 한편 종합상황실을 꾸려 비상 대응에 나섰다.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은 24일 오전 10시 경남 통영, 전남 고흥, 전남 영광, 전남 해남, 제주 연안 등에 고수온 주의보를 발령했다. 고수온 주의보는 해수면에서 3~5m 깊이 수온이 28도에 도달하거나 도달할 것으로 예측될 때 발령된다. 또 수온 상승으로 적조생물이 증가함에 따라 전남 고흥군~경남 남해군 해역에 올해 첫 적조주의보도 발령했다.

고수온ㆍ적조발생 해역. 송정근 기자
고수온ㆍ적조발생 해역. 송정근 기자

고수온 현상이 지속되면 양식 어패류의 폐사 가능성이 커진다. 정부가 주의보를 발령한 것도 바닷물 온도가 일부 어종의 한계수온에 육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통영 지역에서 가장 많은 양식이 이뤄지는 조피볼락의 한계수온은 28도인데 이미 부근 해수 온도는 28도를 넘나들고 있다. 숭어의 한계수온은 31도, 넙치는 32도다. 전제천 국립수산과학원 양식관리과장은 “수온 1도의 변화는 육상 기온 5도의 변화에 버금간다고 보면 된다”며 “어류에게 고수온 28도는 사람으로 치면 체온(36.5도)을 넘어서는 환경에 놓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고기들에게도 힘든 여름이란 이야기다.

문제는 수온 상승속도가 이례적으로 빠른 데다 이러한 고수온 현상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크다는 데 있다. 지난해 고수온 주의보가 발령된 시점은 7월31일이었다. 지역도 충남 천수만 해역에 한정됐다. 남해안은 8월5일 발령된 뒤 그 달 31일 해제됐다. 올해는 일주일이나 더 빨리 고수온 주의보가 발령됐고, 범위도 훨씬 넓다. 장마가 예년에 비해 20일 가까이 빨리 소멸하며 그 자리를 일찍 꿰찬 폭염이 바닷물을 빠르게 데운 셈이다. 한인성 국립수산과학원 기후변화연구과 연구사는 “2016년 이전엔 우리나라 해역에서 해수 온도가 28도까지 높아진 경우가 거의 없었다”며 “고수온 현상은 앞으로도 20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는 고수온 대응 종합상황실을 꾸리고 어업인 피해 최소화 방안 마련에 나섰다. 현재 지방자치단체에선 양식업자들을 대상으로 사료공급 중단과 사육 밀도 조절, 조기출하 등을 유도하고 있다. 영세 양식업자들을 대상으로 액화산소 탱크와 저층 해수 공급장치 등도 지원한다. 고수온 주의보가 3일 이상 지속되면 ‘경보’ 단계로 상향, 해수부 장관이 중앙수습본부를 맡기로 했다. 해수부 관계자는 “지자체와 국립수산과학원의 시도 권역별 현장대응반을 중심으로 현장 지도에 만전을 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세종=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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