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학교 권택환 교장
내일 정전협정 65주년 맞아
회원 50여명과 2.39㎞ 걷고
내달 문경새재맨발축제서 전시도
“맨발보행 많은 阿선 자폐 드물어
무좀ㆍ만성 안구건조증도 나았죠”
“맨발걷기가 평화통일을 앞당기는 한 축이 되기 바랍니다.”
전국의 맨발학교 학생 50여 명이 6ᆞ25 한국전쟁 정전일인 27일 강원 철원군 3사단의 비무장지대(DMZ) 철책선 2,390m를 맨발로 걷는다. 239㎞ 길이의 DMZ를 상징하는 거리다.
대구에 본교가 있는 맨발학교 권택환(54) 교장은 “정전협정 65주년을 맞아 맨발학교 동호인들과 함께 정적이 깔린 비무장지대를 걸으며 평화와 통일의 소중함을 가슴에 새기겠다”며 “맨발이 평화의 상징이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맨발학교 회원들은 27, 28일 이틀간 3사단 멸공관측소(OP)에서 ‘평화로운 연구소’ 와 강원대 DMZ help센터 공동 주최로 열리는 ‘DMZ day’ 제정 선포식에 참가한다. 27일이 DMZ 데이가 되는 것이다. 또 우리나라 호국벨트인 월정리역 평화체험과 제2땅굴을 견학한 후 ‘아이 러브 피스 DMZ’ 슬로건을 담은 스카프를 휘날리는 평화 퍼포먼스도 선보인다.
권 교장은 “신체 중 ‘비무장’ 부위인 맨발로 역사의 현장인 비무장지대를 걷는 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이날에는 세계인들이 지구촌 곳곳에서 평화를 염원하는 비무장 평화축제를 열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또 “DMZ는 세계평화유산과 세계평화순례코스로 가치가 높다”며 “DMZ 맨발걷기도 정례화해서 남과 북이 함께 이곳에서 평화의 맨발걷기를 할 날이 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가 맨발걷기를 시작한 것은 2005년 세계지적장애인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진호 선수의 어머니가 쓴 ‘자폐아는 특별한 재능이 있다’란 책 때문이다. 맨발로 다니며 자폐를 극복한 김 선수의 스토리에 감명을 받은 그는 “맨발 보행자가 많은 아프리카에서 자폐를 찾아보기 힘들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신발을 벗어 던졌다”고 말했다.
맨발전도사를 자처하는 그는 맨발로 걸으며 무좀을 퇴치했고 만성인 안구건조증까지 완쾌했다. 현재 전국의 맨발학교 회원은 1만명에 육박하고 있으며 대부분이 교사다. 모두가 자신의 경험에 뿌리를 둔 믿음 때문이다.
초창기 맨발걷기를 통해 ‘선생님이 행복해야 학생이 행복합니다’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던 그는 이제 범위를 넓혀 ‘국민이 건강해야 나라가 건강합니다’라며 국민을 상대로 맨발걷기의 장점을 알리고 있다.
1987년 대구교육대학교를 졸업한 그는 교육부에서 13년간 교육장학사, 장학관, 특수교육과장 등을 거친 후 2013년 대구교대 교육원장 겸 평생교육장을 맡으면서 행복인성교육연구소와 맨발학교를 설립했다.
맨발학교 회원들은 DMZ 맨발걷기의 체험을 사진과 글로 담아 다음달 18일 경북 문경에서 열리는 문경새재맨발페스티벌에서 미니 전시회를 열 계획이다. 권 교장은 “맨발걷기를 통한 평화의 메시지가 DMZ에서 문경새재, 대한민국 구석까지 전파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글ᆞ사진=대구 김성웅기자 ks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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