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아프리카를 순방중인 가운데 실질적 2인자인 왕치산(王岐山) 국가부주석도 아프리카를 챙기며 지원사격에 나섰다. 미국과의 무역전쟁을 의식한 중국 지도부의 우군 확보 총력전으로 풀이된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24일 왕 부주석이 전날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에서 열린 제5회 ‘중국-아프리카 민간포럼’ 개막식에 참석해 양자 간 협력을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왕 부주석은 개막식 축사에서 “중국과 아프리카는 여러 영역에서 교류와 협력의 성과가 많으며 양자관계가 이미 새로운 시대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과 아프리카가 정치적 상호신뢰 추진자, 경제 상호공영 추동자, 다자체계 협력자가 되고 나아가 운명공동체를 구축해야 한다”면서 “중국은 진심을 다하고 의리를 지키는 정책으로 양자관계가 더 높은 차원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시진핑 집권 2기 출범과 함께 부주석에 오른 뒤 공개석상에 잘 보이지 않던 왕 부주석이 아프리카 관련 행사에 나타난 것은 시 주석이 세네갈ㆍ르완다ㆍ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아프리카 지역을 방문하며 미국을 겨냥해 아프리카 포섭에 매진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시 주석도 르완다 방문 도중에 이 포럼에 별도의 축하 서한을 보내는 등 아프리카 협력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중국은 대규모 ‘차이나 머니’를 앞세워 아프리카 국가들의 사회인프라 구축 과정에 적극 참여하고 있고 일대일로(一帶一路ㆍ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 전략과 관련해서도 아프리카 국가들을 적극 끌어들이고 있다. 시 주석과 왕 부주석이 동시에 아프리카 국가들에 공을 들이는 건 미중 무역전쟁과 관련해 우군을 확보함과 동시에 아프리카를 중국 기업들의 진출 통로로 포섭하기 위한 전략으로 볼 수 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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