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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 5도 해변에 박힌 ‘용의 이빨’ 뽑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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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 5도 해변에 박힌 ‘용의 이빨’ 뽑힐까

입력
2018.07.23 18:04
수정
2018.07.24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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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 방어시설 ‘용치’, 연평도 등에 3000개 넘게 설치

환경ㆍ주민단체 “쓸모 없고 주민 생존 위협, 철거해야”

인천 옹진군 대청도 옥죽포 용치. 인천녹색연합 제공
인천 옹진군 대청도 옥죽포 용치. 인천녹색연합 제공

북한 침략을 막기 위해 인천 서해 5도 해안가에 설치됐으나 현재는 훼손된 채 방치된 철과 콘크리트 구조물인 ‘용치(龍齒)’가 3,000개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평도 새마을리 주민 일동과 백령도점박이물범을사랑하는사람들의모임, 녹색사회연구소, 인천녹색연합, 황해섬네트워크 섬보전센터는 23일 인천시청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분단과 대립의 상징인 용치를 철거해 화해와 평화의 서해 5도가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용의 이빨’이라는 뜻의 용치는 전차 이동을 막기 위해 하천 등지에 설치하는 군사 방어시설인데, 북한이 고무보트로 상륙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 1970~1980년 대 서해 5도 해변에도 설치됐다.

이들 단체가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연평도, 대청도, 백령도 일대에서 현장 조사와 주민 인터뷰를 통해 확인한 용치는 3,000개가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백령도가 1,500개로 가장 많았고 연평도 1,200개, 대청도 600개 수준이었다. 용치는 모두 12곳에서 발견됐으며 3m를 훌쩍 넘는 용치가 많게는 3줄씩 해안가를 따라 설치된 곳도 있었다.

용치는 멸종위기종인 점박이물범 주요 서식지인 백령도 하늬해변, 사구가 발달해 지질공원 인증이 추진 중인 대청도 옥죽포와 대진동(두리장술) 해안, 주민과 피서객들이 이용하고 있는 연평도 새마을리와 구리동 해변 등에서 발견됐다.

인천 옹진군 백령도 하늬해변 용치. 인천녹색연합 제공
인천 옹진군 백령도 하늬해변 용치. 인천녹색연합 제공

서해 5도 주민들은 그 동안 쓰러져 있거나 훼손된 채 방치돼 있는 용치가 경관 훼손과 관광 활성화 저해, 피서객 안전 위협, 어업활동 지장을 초래한다며 철거를 요구했다. 용치 때문에 기능을 상실한 어항과 폐쇄된 해수욕장, 파손된 어선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군 시설, 접경지역이라는 이유로 주민들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인천녹색연합 관계자는 “과거 안보와 국방을 위해 존재했으나 현재는 쓰임이 없는 용치가 주민들 생존을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국방부는 이제라도 현장 파악 등 용치 철거 계획을 조속히 수립해야 하며 지방자치단체 또한 중앙정부에 적극적으로 철거를 요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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