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규제 강화에 개인사업자대출 대폭 늘어나
건당 1억원 초과, 인당 5억원 초과하면 모두 점검대상
은행들이 다음달부터 개인사업자대출 사후점검을 강화한다. 최근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로 개인사업자대출 자금이 가계자금으로 유용될 가능성이 높아진 데 따른 조치다.
23일 은행연합회가 발표한 ‘은행권 개인사업자대출의 용도외 유용 사후점검기준 개선안’에 따르면 은행권은 다음달 20일부터 개인사업자대출 가운데 대출금 사용내역을 점검하는 대상을 확대한다. 현행 기준에 따르면 개인사업자대출은 건당 2억원 이하이거나 차주당 최대 5억원 이하인 경우에 점검대상에서 제외됐다. 그러다 보니 일부 은행에선 지난해 취급한 개인사업자대출의 92.5%가 점검대상에서 빠졌다. 하지만 앞으로는 한 차주가 5억원 초과 대출을 받는 경우는 물론이고 건당 대출금액이 1억원을 초과하는 경우에도 점검대상에 포함된다.
또 개인사업자가 주택을 취득하고 이를 담보로 자금을 대출 받을 경우에는 금액과 상관없이 점검대상이 된다. 사업장을 빌리거나 수리하기 위해 대출을 받아도 모두 점검대상에 포함되고, 대출금 유용이 적발되면 1년 내 타 은행에서의 대환대출 등이 엄격히 제한된다.
대출금 용도 점검대상이 될 경우 첨부해야 할 서류도 까다로워진다. 기존에는 대출금 사용내역서 작성 시 영수증이나 계약서, 거래내역서 등을 필요한 경우에만 제출했는데 앞으로는 의무적으로 첨부해야 한다. 다만 증빙자료로 점검이 끝난 대출은 현장점검에서 제외되고, 금액이 크거나 사업자등록을 한지 얼마 안된 경우 등에 한해 현장점검을 실시한다. 이밖에 부동산임대업자의 경우 임대용 부동산을 사업목적에 맞게 사용했는지 여부도 점검대상에 포함된다.
대출이 발생한 은행 지점뿐 아니라 은행 본점에서도 정기적으로 점검대상과 점검결과 등을 모니터링하고, 모든 개인사업자대출 차주에 대출금을 본래 용도가 아닌 곳에 사용한 경우 받게 될 불이익조치를 안내할 방침이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사업활동과 무관한 대출 적발 시 대출금 상환, 신규대출 제한 등의 불이익 조치를 받게 된다”며 “사업자대출이 가계대출 규제 회피 수단으로 이용되는 경우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개인사업자 대출이 13조3,000억원 증가해 지난달 기준 잔액(302조1,000억원)이 300조원을 돌파했다.
강지원기자 styl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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