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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메기'라더니... 시중은행 닮아가는 인터넷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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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메기'라더니... 시중은행 닮아가는 인터넷은행

입력
2018.07.24 04:4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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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 신용 3등급 이상 집중

연 5% 미만 금리 대출이 90% 넘어

“중금리 대출시장 활성화”

1년 전 출범 당시 취지 무색

‘핀테크 활성화’도 지지부진

“예대마진 의존 등 구태답습” 비판도

오는 27일 첫 돌을 맞는 인터넷전문은행 한국카카오은행(카카오뱅크)은 출범 당시 핀테크(금융+기술) 시대를 주도할 ‘금융권의 메기’로 기대를 모았다. 실제로 처음엔 카카오뱅크의 등장에 긴장한 시중은행들이 해외송금 수수료를 잇따라 낮추며 긍정적 효과도 나타났다. 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 금융소비자들 사이에선 기존 은행과의 차별성을 찾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높다. 대출 문턱을 낮추겠다는 당초 설립취지와는 다르게 고신용자 위주의 안정적인 영업에만 치중하고 있다는 비판도 적잖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출범 1년 만에 계좌 개설 고객 628만명, 수신 8조5,186억원, 여신 6조9,400억원 달성이란 성과를 냈다. 비대면 거래 활성화, 공인인증서 없는 간편 금융거래, 저렴한 해외송금 수수료 등 각종 서비스로 큰 인기도 끌었다.

그러나 출범 당시 명분으로 내세운 ‘중금리 대출시장 활성화’는 취지가 무색할 정도로 미미한 상태다. 중금리 대출이란 신용등급이 4~10등급인 차주에게 통상 연 6~20%의 금리로 돈을 빌려주는 것을 일컫는다. 그러나 은행연합회의 7월 신용대출 금리구간별 취급비중(담보대출 제외)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연 4% 미만 대출에 대한 취급 비중이 69.2%, 연 4~5%가 25.1%나 됐다. 연 5~6%는 4.3%, 6~7%는 1.4%에 불과했고, 7% 이상은 아예 없었다. 7월뿐 아니라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출범 후 매월 연 5% 미만 신용대출 취급 비중이 항상 90%를 넘었다. 신용정보회사(CB) 기준 신용등급 3등급 이상인 고신용자 대출에만 집중했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카카오뱅크의 신용대출 10건중 7건이 고신용자에게 몰렸다. 이는 일반 시중은행의 중금리 대출 비중과 비교해도 낮은 것이다. KB국민, 신한 등 주요 시중은행은 6% 이상 금리를 적용한 대출 비중이 전체의 20%에 가깝다.

[저작권 한국일보]카카오뱅크 실적_김경진기자
[저작권 한국일보]카카오뱅크 실적_김경진기자

한국은행도 지난달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3월 말 기준 인터넷은행의 가계신용대출 차주 중 고신용(1~3등급) 비중이 96.1%로 국내 은행(84.8%)을 상회한다고 꼬집었다. 이성복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는 중금리 대출과는 거리가 먼 것”이라고 지적했다.

카카오뱅크는 서울보증보험과 제휴해 내준 보증부 중금리 대출이 집계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항변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중ㆍ저신용 대출을 더 늘리려면 위험(리스크)을 감내해야 하기 때문에 은산분리 규제(산업자본의 은행지분 소유 금지) 완화를 통한 새로운 자본확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채무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중금리 대출을 신청했지만 매번 거절당했다”며 “인터넷은행이 기존 시중은행과 제2금융권의 간극을 메워줄 것으로 기대했는데 실망했다”는 글이 적잖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선 신용등급 4~7등급 중신용자 대출 거절비율이 카카오뱅크는 66%, 케이뱅크는 79%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핀테크 활성화’도 지지부진한 상태다. 케이뱅크에는 KT, 카카오뱅크에는 한국카카오 등 국내 유력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대주주로 참여한 상태지만 빅데이터를 활용한 고객 맞춤 상품 개발 등 금융 혁신은 찾아보기 힘들다. 예대마진(예금이자와 대출이자의 차이)에 의존한 기존 은행권의 모습만 답습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관계자는 “핀테크 산업 발전이 아닌 일반 은행을 늘린 효과만 있다”고 말했다.

이대기 금융연구원 은행보험연구실장은 “핀테크 취지에 맞는 좀 더 진취적이고 차별화한 상품 제공을 통해 ‘인터넷은행은 다르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며 “예대마진에만 안주하면 장기적으로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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