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인랑'을 연출한 김지운 감독이 고생스러웠던 작업 과정을 재치 있게 설명했다.
김지운 감독은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스타한국과의 인터뷰에서 "'인랑'을 촬영하며 몸이 아팠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 영화를 하면서 '영화가 생명을 빼앗는 거구나'를 느꼈다.(웃음) 원작을 봐라. 제정신 아니니까 실사로 한다고 한 거지. 정신 차렸을 때는 이미 늦었더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김 감독은 "현실로 와서 실사를 만들려니까 정상이 아닌 상태로 엄청난 고민과 에너지를 쏟아부어야 했다. 그러니 몸이 축나는 거다. 주제를 어떻게 드러내야 하는지, 모든 게 다 걱정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때와 같은 느낌인데, 그것도 되게 무모했다. 내가 미쳤던 게 아닐까. 다신 못할 거 같다"며 "그때는 제작환경을 떠나서 엄청난 미친듯한 광기들이 있었다. 모든 스태프들과 배우들이 그랬다"고 덧붙였다.
또한 김지운 감독은 "'인랑'을 할 때는 강화도 액션을 한국 영화에서 이런 비주얼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더 나아가서 한국형 히어로무비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며 "내가 했던 것들을 의미있게 받아들이게 된다면, 비록 많이 아팠지만 그 시간들이 보상 받는 시간이 아닐까 생각을 한다"고 밝혔다.
한편, 1998년 영화 '조용한 가족'으로 데뷔한 김지운 감독은 '사랑의 힘' '반칙왕' '쓰리' '장화, 홍련' '달콤한 인생'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악마를 보았다' '라스트 스탠드' '밀정' 등을 연출하며 영화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신작 '인랑'은 남북한이 통일준비 5개년 계획을 선포한 후 반통일 테러단체가 등장한 혼돈의 2029년, 경찰조직 특기대와 정보기관인 공안부를 중심으로 한 절대 권력기관 간의 숨막히는 대결 속 늑대로 불리는 인간병기 인랑의 활약을 그린 작품이다. 강동원과 정우성, 한효주, 김무열 등이 출연한다. 오는 25일 개봉.
유수경 기자 uu8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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