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를 졸업했거나 중퇴한 청년층(15~29세) 중 건설, 제조, 청소 등 분야에서 단순 육체 노동을 하는 비중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불황과 일자리 감소로 청년실업률이 치솟으며 생계수단으로 이른바 ‘막노동’을 찾는 청년들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23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5월 기준 학교를 졸업했거나 중퇴한 전체 청년층(330만1,000명) 중 단순노무직에 종사하는 청년은 25만3,000명이었다. 단순노무직 비중은 7.7%로, 이는 관련 수치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4년 이후 가장 높은 것이다. 단순노무직은 건설, 운송, 제조, 청소 및 경비, 가사, 농림 어업 등의 산업 분야에서 단순한 육체 노동을 하는 직업을 가리킨다.
졸업 또는 중퇴 청년층은 휴학생이나 재학생을 제외한 청년층의 고용 상황을 살펴볼 수 있는 지표다. 본격적으로 사회활동을 시작한 청년들이 사무직이나 숙련 노동직이 아닌 단순노무직에 종사하는 비중이 높다는 것은 경기 불황, 일자리 여건 악화로 청년들이 눈높이에 맞는 일자리를 찾기 어려워진 현실을 비추고 있다. 청년층 단순노무직 비중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9년 5월에도 23만7,000명(7.0%)까지 치솟은 바 있다.
청년실업률도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 지난 5월 10.5%까지 치솟으면서 같은 달 기준으로는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99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월별 취업자 수가 5개월 연속 10만명대에 그칠 정도로 고용 상황이 악화된 터라, 생계 유지가 급한 청년들부터 질 나쁜 일자리로 밀려나고 있는 셈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당장 생활비를 벌어야 하는데 일자리를 찾기 어려운 청년들이 건설 현장 등으로 나가는 상황이 통계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세종=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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