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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끓는 7월’ 여름철 유행 질환, 수족구병 환자 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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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끓는 7월’ 여름철 유행 질환, 수족구병 환자 기승

입력
2018.07.23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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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 발 입 엉덩이 온 몸에 수포 생겨 

 개인위생 철저히 하고, 발병하면 격리해야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어린이들에게 주로 생기는 수족구병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손 씻기 등 개인위생 청결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고려대구로병원 제공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어린이들에게 주로 생기는 수족구병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손 씻기 등 개인위생 청결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고려대구로병원 제공

“며칠 전부터 세 살 배기 둘째가 이빨에 음식이 끼었다고 빼달라고 해 칫솔질을 몇 차례 해주었다 그래도 둘째 아이는 계속 뭔가 불편하다며 징징거렸어요. 치실까지 해줬지만 둘째 아이는 손을 자꾸 입 속에 넣어 불편하다며 침을 흘리고 음식도 제대로 먹질 못했어요. 게다가 엉덩이에 붉은 반점이 올록볼록 올라오는 게 보여 이상하다는 생각에 소아청소년과를 찾았는데 수족구병 진단을 받았습니다. 입 안을 소독하고 약만 잘 먹으면 낫는다는 생각에 안도하긴 했지만 뇌수막염이나 뇌염 등 합병증까지 일으킬 수 있다는 설명에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어요.” 어린이집에 다니는 세 살 배기 둘째 아이가 수족구병에 걸려 이만저만 걱정이 아닌 김모(36)씨의 얘기다.

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7월 더위 때문에 여름철 대표적인 유행 질환이 수족구병이 기승이 부리고 있다. 어린이집 등 단체생활을 하는 곳을 중심으로 급속히 퍼지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수족구병 외래환자가 지난 6월말부터 꾸준히 늘고, 특히 0-6세에서 발생이 높고, 8월말까지는 지속적으로 발병할 것으로 예측한다고 발표했다. 위험성과 전염성이 강력해 주의가 필요하다.

임정혁 고려대 구로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수족구병은 위험성과 전염성이 강력해 주의가 필요하다”며 “대부분 증상발생 후 7~10일 이후 자연히 회복되지만, 일부 영ㆍ유아들에게서 뇌수막염이나 뇌염 등 신경계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어 면역력이 약한 아이에게서 몸의 이상증상이 나타나지 않는지 주의 깊게 살필 필요가 있다”고 했다.

 

 ▲여름철 유행 질환 수족구병, 8월 말까지 유행할 듯 

수족구병은 장(腸)내 바이러스에 의해 전염되는 질병이다. 생후 6개월에서 6세까지의 영ㆍ유아에게 주로 나타난다.

그 동안 우리나라 수족구병의 주원인은 ‘콕사키 바이러스’에 의한 것으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2000년대 중반부터 중국ㆍ대만 등지에서 수족구병을 일으키는 주원인으로 ‘엔테로 바이러스’가 지목됐다. 지난 7월 8~14일 검사한 병원체감시 검체 총 95건 중 48.4%인 46건에서 엔테로바이러스가 검출됐다.

 ▲ 손, 발, 입에만 발병? 엉덩이, 등 등 전신에 나타나기도 

수족구병은 손, 발, 입에 증상이 나타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주증상은 수포다. 보통 3일에서 5일 정도 잠복기를 거쳐 손바닥, 손가락의 옆면, 발뒤꿈치나 엄지발가락 그리고 입 안에 수포가 생겨난다.

입 안에 심한 물집과 궤양이 생기는 구내염, 혹은 헤르팡지나 같은 질환 역시 수족구병를 일으키는 엔테로 바이러스가 원인이다. 하지만 증상이 꼭 손, 발, 입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손, 발, 입에 증상이 나타났다가 전신으로 퍼지기도 하고, 엉덩이, 팔뚝, 등과 같은 전혀 다른 부위에 수포가 나타나기도 한다. 발열, 설사, 구토를 동반하기도 한다.

임정혁 교수는 “보호자들이 수족구병은 손과 발, 입에만 나타난다고 생각하고 다른 부위에 증상이 나타나면 별도 감염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며 “하지만 실제로 진료를 보다 보면 손, 발, 입 외에도 전신에 퍼지거나, 아예 엉덩이, 팔뚝, 등과 같은 전혀 다른 부위에만 나타나기도 한다”고 했다.

 ▲뇌염, 뇌수막염 등 심각한 합병증 초래 

수족구병은 감염된 사람의 침, 가래, 코 같은 호흡기 분비물과 대변 등을 통해서 다른 사람에게 전파된다. 수포는 쌀이나 팥알 크기 정도이며, 가렵거나 아프지는 않은 경우도 있다. 1주일 정도 지나면 가라앉는 것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1주일 넘게 발열, 두통 등이 지속되고 목에 강직현상이 생기면 무균성 뇌수막염이나 뇌염을 일으킬 수 있다. 일단 무균성 뇌수막염이 생기면 뇌압이 상승하여 뇌부종이 오거나 심한 고열로 인한 경련까지 올 수 있다.

 ▲예방ㆍ치료는 ‘청결’함에서 시작 

수족구병을 예방하기 위한 백신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수족구병을 일으키는 장바이러스 종류가 70가지가 넘어서다. 따라서 외출 후 소금물 양치 및 손 씻기, 물 끓여 마시기 등 개인위생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발병 시 대부분 7~10일 후 자연히 회복되지만 합병증이 생기면 그에 따라 치료를 받아야 한다. 또, 아이가 다니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수족구병이 발생하면 되도록 집에서 쉬게 하고 아이가 가지고 노는 장난감이나 주변 환경을 깨끗이 소독해야 한다.

기침할 때는 옷소매 위쪽이나 휴지로 입과 코를 가리는 기침 예절을 지키고, 환자 배설물이 묻은 옷 등은 철저히 소독해야 한다.

임정혁 교수는 “수족구병는 특별한 치료법이 있는 것은 아니므로, 예방이 무엇보다 가장 중요하다”며 “아이가 스스로 청결을 챙기기 어려우므로 부모가 손 씻기, 양치 등을 철저히 지킬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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