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인접 용마산서 이례적
환경부 “옮기기보다 정착 우선”
바위가 많은 산악지대에서 주로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진 산양이 서울에서 처음 발견돼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환경부는 지난 16일 서울 중랑구에 위치한 용마폭포공원에서 멸종위기종 1급이자 천연기념물인 산양이 발견됐다고 22일 밝혔다. 환경부에 따르면 용마폭포공원 축구장 관리인 강모씨는 지난달 14일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기술원에 “산양을 봤다”고 최초로 제보했다. 이후 국립공원관리공단 및 환강유역환경청, 국립생뭏자원관 관계자로 구성된 합동조사단은 지난 13일 용마폭포공원 인근 산지에 현장 조사에 나섰고 현장에서 산양의 배설물을 확인하고 무인 카메라 2대를 설치했다. 그리고 3일만인 16일, 재차 현장 조사에 나선 조사단의 눈에 산양 1마리가 포착됐다. 산양은 조사단 일행을 보고 달아난 것으로 전해졌다.
바위가 많은 고도 600~700m의 산악지대에서 활동하는 산양은 우리나라에서는 설악산, 비무장지대(DMZ), 경북 울진, 강원 삼척ㆍ양구ㆍ화천 등지에서 800~900개체가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큰 이동 없이 일정 지역에서 활동하는 산양의 특성을 고려할 때 도시와 인접한 용마산에서 발견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다만 일부 수컷 성체의 경우 4~9월에 왕성한 이동을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비교적 인접 지역인 경기 포천에서 지난 2013년 발견된 산양과의 연관성 여부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종복원기술원은 용마산에서 확보한 산양 배설물의 유전자 분석을 진행 중이며 이를 토대로 개체수 및 암수 파악, 타 지역 개체군과의 상관성 등을 밝혀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새로 발견된 산양을 설악산 등으로 옮기기 보다는 용마산의 환경을 면밀히 조사해 안정적으로 서식할 수 있는지를 최우선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원일 기자 callme1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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