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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전부터 해외로… 신인가수들 “K팝 한류로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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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전부터 해외로… 신인가수들 “K팝 한류로 승부”

입력
2018.07.22 18:05
수정
2018.07.25 17:1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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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그룹 ‘스누퍼’ ‘엔티비’등

외국서 먼저 인기 얻고 국내 데뷔

혼성 ‘카드’ 는 데뷔 전 美서 공연

ㅍ그림 1남성그룹 스누퍼가 일본에서 열린 팬미팅 행사에서 팬들과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스누퍼는 일본, 영국, 베트남, 러시아 등 해외무대에 초청되며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위드메이엔터테인먼트 제공
ㅍ그림 1남성그룹 스누퍼가 일본에서 열린 팬미팅 행사에서 팬들과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스누퍼는 일본, 영국, 베트남, 러시아 등 해외무대에 초청되며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위드메이엔터테인먼트 제공

K팝 열풍이 아이돌 가수의 활동 양상을 바꾸고 있다. 신인시절부터 가수들이 국내보다 해외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정식 데뷔 전 해외에서 활동을 시작한 후 국내 시장에 진입하는 경우도 늘었다. 일본, 중국, 동남아는 물론 북미와 남미, 유럽, 아랍에미리트(UAE)까지 활동 영역도 넓다. 국내에서 다진 인기를 기반으로 해외 활동을 모색하던 기존의 흐름과는 다른 현상이다.

혼성그룹 카드는 국내에선 아직은 낯선 신예지만, 해외에선 어엿한 스타 대접을 받고 있다. 데뷔 전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게재된 뮤직비디오가 해외 소비자에게 인기를 끌면서 국내 팬과 만나기 전부터 해외 진출이 이뤄졌다. 카드는 지난해 7월 정식 데뷔를 앞두고 5월 북미와 남미 4개국 11개 도시를 돌며 공연했다. 데뷔 전 공개한 프로젝트 곡 ‘루머’는 미국 빌보드 월드 디지털 송차트에서 3위를 차지하며 눈길을 끌었다.

카드는 오는 9월부터 한달간 해외 팬들을 찾아 나선다. 최근 한국일보와 만난 카드는 “해외 팬들이 한국에서 우리 인지도가 낮은 걸 안타까워해 오히려 ‘한국 가서 활동 좀 하라’고 말한다”며 “아직 신예인데 해외에서 먼저 찾아주시니 감사할 따름”이라고 밝혔다.

/그림 2혼성그룹 카드는 데뷔 전 공개한 뮤직비디오가 인기를 끌면서 해외 시장에 진출했다. DSP미디어 제공

데뷔를 아예 해외에서 하는 그룹도 점점 늘고 있다. 남성그룹 엔티비는 2016년 일본에서 먼저 데뷔했다. 일본 활동 2년을 바탕으로 지난 5월 국내 데뷔해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2015년 데뷔한 남성그룹 스누퍼는 일본, 영국, 베트남, 러시아 등에서 활동해 국내보다 해외 팬에 친숙하다. 최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2018 전 인도 K팝 콘테스트’의 심사위원으로 나서며 인도로도 활동 무대를 넓히고 있다.

가수들이 데뷔 전부터 해외에 눈을 돌리는 이유는 시장 크기다. 한국 대중 음악시장 규모는 세계 10위권이라고 하나 시장 확장에는 한계가 있다. 아이돌 가수가 넘쳐 나니 데뷔까지 들어간 투자비를 회수하기 위해서라도 해외 시장에 눈독을 들일 수 밖에 없다. 신인가수를 육성하는 한 연예기획사의 관계자는 “최근 국내 음악 방송 프로그램에서 (출연해야 할 가수가 많으니) 가수들에게 3주 이상 출연을 하지 말아달라고 한다”며 “가수는 넘치고 대중에 선보일 기회는 적으니 K팝 수요가 있는 해외에서 기회를 찾게 된다”고 말했다.

K팝 자체를 좋아하는 고정 소비자가 많아 신인 가수 진입이 용이한 점도 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 대형기획사 출신 아이돌 가수에 팬덤이 몰리는 국내 시장과 달리, 해외는 기획사에 대한 인식 자체도 낮아 중소기획사 아이돌 가수에게도 기회가 열려 있다. 유튜브 등 다양한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노래를 알린 후 해외 공연사의 초청을 받는 경우가 늘고 있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해외 네트워크를 구축하거나 치밀한 진출 전략을 세우지 않아도 양질의 콘텐츠로만 승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림자도 있다. 국내에서 노래로 이렇다 할 성과를 이루지 못한 신인가수들이 국내 활동 내용을 부풀려 해외진출을 모색하기도 한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음악 방송 프로그램을 한 주 출연한 내용을 부풀려 해외 프로모터에 어필한다”며 “100여명 정도 모인 작은 공연을 해외에서 개최하고 국내에서는 한류 아이돌 가수라고 과다 마케팅을 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고 전했다.

신인가수의 해외 활동이 국내 인기로 직결되지 않는 점도 한계다. 국내 활동에 집중하지 못하니 튼튼한 팬덤을 형성하지 못하고, 결국 짧게 활동한 후 퇴장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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