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루 기록 행진 52경기서 마침표
“동료들 고맙다” 홀가분한 표정
단일시즌·현역선수 최장 큰 의미
‘출루 기계’ 추신수가 연속 경기 출루 행진을 52경기에서 마무리했다. 아쉽게도 기록은 멈췄지만 그 간의 분투는 오래 기억될 업적으로 남았다.
추신수는 22일 미국 텍사스주 글로브라이프파크에서 열린 2018 메이저리그 클리블랜드전에서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 4타수 무안타로 침묵한 뒤 8회말 교체됐다. 지난 5월 14일 휴스턴전부터 시작된 연속경기 출루 기록이 중단됐다. 가장 아쉬운 타석은 6회 3번째 타석. 1사 3루에 타석에 들어선 추신수는 초구 바깥쪽 높은 체인지업이 스트라이크로 판정되면서 흔들렸다. 이후 풀 카운트까지 끌고 갔지만 6구째 낮게 떨어지는 슬라이더에 배트가 헛돌았다. 시즌 타율은 0.294에서 0.291로 소폭 떨어졌다.
역대 최고 기록인 84경기(1949년 테드 윌리엄스)에는 한참 부족하지만, 52경기 연속 출루 역시 텍사스 단일 시즌 최장, 현역 선수 최장 등의 놀라운 기록이다. 스즈키 이치로(일본ㆍ43경기)를 넘어 아시아 선수로도 신기록을 작성했다.
추신수는 8회 교체된 뒤 더그아웃에 돌아와 오히려 홀가분한 표정을 지었다. 추신수는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이었다. 동료들에게 고맙다”면서 “내일부터 다시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록을 이어가는 동안 각종 타격 지표에서도 뛰어난 모습을 보였다. 이 기간 추신수는 타율 0.337(199타수 67안타)에 홈런 13개와 타점 29점을 기록했다. 볼넷은 48개나 되고 출루율은 0.468, 장타율 0.588, OPS(출루율+장타율) 1.056이나 됐다. 기록 시작 전 0.239에 불과했던 타율을 0.294까지 끌어올렸다. 연속 출루 기록으로 집중 받은 추신수는 지난 18일 데뷔 첫 올스타전에서도 안타와 득점을 기록하는 등 최고의 시간을 보냈다.
팀 내 입지도 달라졌다. 2013년 시즌 후 신시내티에서 텍사스로 이적하면서 초대형 계약(7년간 1,379억원)에 성공했지만 이적 후 잦은 부상에 시달리며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올 시즌 새로 장착한 레그킥(타격 시 다리를 살짝 드는 타격 폼)도 초반엔 자리 잡지 못하면서 꾸준한 선발 출장 기회도 보장받지 못했다. 하지만 점차 기존의 뛰어난 선구안을 바탕으로 출루 행진을 이어갔고, 전성기 못지않은 성적을 올리고 있다. 특히 시즌 18홈런(통산 186홈런)으로 마쓰이 히데키(일본ㆍ175홈런)를 넘어 아시아 선수 최다 홈런 기록도 쓰고 있다.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