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ㆍ선풍기 주문량 최대 기록
선풍기 달린 작업복도 판매 늘어
배달음식ㆍ택시도 때아닌 호황
일본에서도 폭염이 지속되는 가운데 체감온도를 낮춰주는 선풍기 달린 작업복 등 아이디어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음식배달 주문과 단거리 택시이용이 급증하는 등 폭염에 따른 일상 생활패턴의 변화가 일고 있다.
인터넷 쇼핑사이트 야후 쇼핑에 따르면 전국 927곳의 관측지점 중 200곳에서 최고기온이 섭씨 35도 이상을 기록한 지난 15일 에어컨과 선풍기 주문량이 최고를 기록했다. 이와 함께 체온을 조절하는 개인용 여름용품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이동할 때 목에 걸어 바람을 쐬는 개인용 선풍기는 지난해 대비 38배, 나일론 소재의 죽부인도 지난해 대비 2.4배 판매량을 기록했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21일 보도했다.
USB포트를 통해 충전하고 가동시간이 최대 30시간에 달하는 휴대용 선풍기와 죽부인 등은 에어컨이나 기존 선풍기와 달리 전기요금을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특히 사무실 등 많은 사람이 모인 장소에선 실내 온도를 일정수준 이상 조절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개인용품을 활용하는 사례가 확산되고 있다. 목에 거는 선풍기는 소음이 적어 외출할 때나 근무할 때에도 쉽게 사용할 수 있다. 나일론 소재로 감촉이 부드럽고 차가운 느낌을 주는 죽부인은 열대야로 숙면을 취하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인기다.
선풍기가 달린 작업복인 이른바 ‘에어컨 옷’도 판매가 늘고 있다. 외견은 작업복 점퍼지만 허리 등에 부착된 소형 선풍기를 가동시키면 바람이 옷 내부의 땀을 증발시켜 열을 빼앗은 뒤 소매나 목덜미 부분을 통해 바깥으로 빠져나간다. 실제 기온보다 4도 정도 시원하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 소형 선풍기는 리튬 건전지를 충전해 작동시킨다. 2020년 도쿄(東京)하계올림픽을 앞두고 건설업 경기가 좋은 일본에선 외부 현장에서 작업하는 직원들이 많은 대형 건설회사를 중심으로 수요가 늘고 있다. 최근 폭염으로 개인 구매까지 늘어나면서 지난해 대비 50% 매출 증가로, 품귀 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다. 2004년 출시된 에어컨 옷은 2011년 동일본대지진 이후 극심한 전력난을 겪으면서 인기를 얻었다.
더위로 외출을 삼가면서 배달음식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피자나 도시락을 주문ㆍ배달하는 인터넷사이트 데마에칸(手前館)의 경우 지난달 주문량이 지난해 대비 44%가 증가했고, 이번 달도 지난해 대비 3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무더위로 인해 짧은 거리도 택시를 이용해 이동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택시회사에 배차 의뢰가 잇따르고 있다.
백화점 업계는 무더위에 방문객 감소를 걱정하고 있다. 다카시마야(高島屋) 오사카(大阪)점은 8월말까지 35도 이상 무더위가 예보된 날에는 반찬 할인과 메이크업을 무료로 고쳐주는 등 여성 고객의 발걸음을 붙잡기 위한 서비스에도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그림2 목에 걸 수 있는 개인용 선풍기. 라쿠텐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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