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은행의 상반기 실적 공시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지주회사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우리은행의 선전이 눈길을 끌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계열사 포함)은 2분기 연결기준 7,162억원의 순익을 올려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1조3,05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9% 증가한 것으로, 2007년 상반기(1조3,360억원) 이후 11년만의 최대 실적이다. 시장전망치(1조1,495억원)도 훨씬 웃돈 것이기도 하다. 계열사를 제외한 우리은행만의 상반기 당기순이익도 1조2,369억원으로, 1위 국민은행(1조3,533억원)의 뒤를 바짝 추격했다.
이 같은 우리은행의 ‘깜짝 실적’에 대해 우리은행 관계자는 “손태승 행장이 취임 후 추진해온 글로벌 부문과 자산관리 중심의 수익구조 개선과 철저한 리스크 관리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성공적으로 달성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은행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순이자마진(NIMㆍ자산을 운용해 낸 수익에서 조달비용을 뺀 나머지를 운용자산 총액으로 나눈 수치)은 2분기 2.00%로, 1년 전보다 0.07%포인트 올랐다. 이자이익은 중소기업 중심 대출성장 등에 힘입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4%(2,142억원) 늘어난 2조7,645억원으로 집계됐다.
대표적인 건전성 지표인 고정이하여신(NPLㆍ부실채권 중 원리금 상환이 3개월 이상 연체된 대출))은 0.51%로 전 분기보다 0.28%포인트 내렸다. 이는 동종업계 최저 수준이라는 게 우리은행의 설명이다. 연체율도 전 분기(0.37%)보다 줄어든 0.33%를 기록해 안정적인 리스크 관리 수준을 보여줬다.
특히 우리은행의 이번 실적은 2005년 지주사 설립 이후 반기 기준 최대 실적을 달성한 하나금융의 상반기 순익(1조3,038억원) 마저 넘어섰다. 이에 따라 내년 우리은행의 지주사 전환이 이뤄지고 수익기반 다변화 등으로 시너지 효과가 생길 경우 ‘3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안정적인 수익 창출 능력은 지주사 전환에도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지주사 전환 이후에는 수익기반 다변화 등을 통해 성장기반이 더욱 공고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