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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생겼다고"... 도로 옆에 방치된 누더기 요크셔테리어

입력
2018.07.21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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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 되어주세요] 175. 세 살 추정 요크셔테리어 순덕이

구조 전후 순덕이. 카라 제공
구조 전후 순덕이. 카라 제공

동물보호 시민단체 카라는 지방의 한 풀숲에 난 도로 옆, 줄에 묶인 개가 지낸다는 제보를 받았습니다. 주인이 있는지 주변에 수소문을 해보니 주민들은 “주인은 모른다. 개가 사납다”는 이야기만 들려주었습니다. 활동가들은 바짝 긴장을 하고 줄에 묶은 개에게 다가갔습니다. 개는 “왕왕” 힘껏 짖은 게 전부였습니다. 알고 보니 사람이 반갑다고 빨리 오라고 짖은 거였습니다. 개는 활동가들이 손을 내밀자 깡총깡총 뛰면서 기뻐했고, 발라당 배를 보이며 애교를 뽐냈습니다. 허름한 판자로 지어진 집 옆 빈 그릇에 사료를 부어주자 개는 허겁지겁 먹으면서도 사람이 곁에 있는지를 확인했습니다.

활동가들은 털이 엉키고 설킨데다 너무 자라 눈까지 덥혔을 정도로 관리조차 받지 못했지만 너무나 순하고 애교가 많은 개가 순한 누더기 같았습니다. 그래서 순덕(3세 추정ㆍ수컷)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습니다.

순덕이는 이동장에 넣어서 옮길 필요도 없었습니다. 차로 이동하는 동안 활동가들과 함께 걸었습니다. 순덕이는 카라의 병원으로 이동하는 차 안에서도 주변에 사람들이 있는 것만으로도 마냥 즐거워 보였습니다. 순덕이를 검진을 한 결과 사람이 그리워 뜨거운 아스팔트 위에 뛰어나오다 보니 발 바닥에 입은 화상을 제외하고는 다행이 건강에 이상이 없었습니다.

구조 당시 순덕이. 카라 제공
구조 당시 순덕이. 카라 제공

활동가들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내장 칩이 있는지 확인을 했는데 칩이 발견 된 겁니다. 이름은 ‘똘똘이’였고 주인의 연락처도 있었습니다. 활동가들이 주인에게 연락을 하자 할아버지로부터 “동생이 줬는데 못생겨서 밖에다 키우고 있었다”는 답변을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집안에서 키웠는데 냄새도 나고 짖기도 해서 실내에서 키우는 것이 불가능 했다는 겁니다. 활동가들이 데려가겠다고 하자 할아버지는 흔쾌히 데려가서 키우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순덕이는 카라의 식구가 되었습니다.

카라는 개를 키우다가 시골로 보내는 경우 잘 지내기도 하지만 순덕이처럼 1m도 안되는 줄에 묶여 방치된 채 길러지는 경우도 많을 거라고 추정합니다.

실내에서 길러지다 키우기 어렵다고 도로 옆에 방치된 순덕이가 구조된 후 미모를 되찾았다. 카라 제공
실내에서 길러지다 키우기 어렵다고 도로 옆에 방치된 순덕이가 구조된 후 미모를 되찾았다. 카라 제공

순덕이는 사람을 너무 좋아한다고 합니다. 고현선 카라 활동가는 “다른 개 친구들보다는 사람을 좋아하고 밥보다도 사람이 우선인 아이지만 그렇다고 다른 개에게 질투를 하거나 달려들지도 않는다”며 “이제는 착한 순덕이가 온전한 보호와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고 말합니다. 간절한 마음으로 사람을 기다려온 순덕이와 함께 할 가족을 찾습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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