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HI★인터뷰] 고성희, 다음이 궁금한 ‘묘한 배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HI★인터뷰] 고성희, 다음이 궁금한 ‘묘한 배우’

입력
2018.07.21 14:44
0 0
고성희는 다음을 궁금하게 만드는 묘한 매력의 소유자다. 사람엔터테인먼트 제공
고성희는 다음을 궁금하게 만드는 묘한 매력의 소유자다. 사람엔터테인먼트 제공

고성희는 묘하다.

고성희는 2013년 MBC ‘미스코리아’를 통해 배우로서 첫 발을 뗀 이후 ‘당잠사’의 검사, ‘마더’ 속 비뚤어진 모성애를 가진 엄마, ‘슈츠’ 속 패러리걸까지 색이 진한 캐릭터들을 제 옷을 입은 양 소화하며 자신의 진가를 입증했다.

어떤 그림을 그려도 스며드는 새하얀 도화지처럼 자신의 색이 연한 배우인가 싶지만, 그러기에 고성희는 그 어떤 배우보다도 자신의 매력과 색이 분명한 배우다. 그럼에도 자신에게 주어진 캐릭터들을 맞춤옷을 입은 것처럼 소화해 내는 고성희에게는 분명히 묘한 지점이 있었다.

지난 달 종영한 ‘슈츠’에서 고성희는 패러리걸로 또 한 번 연기 변신을 꾀했다. 원작의 존재와 다소 생소한 직업 탓에 부담감이 없지 않았지만, 고성희는 오히려 그 부분에서 자신의 표현 방식을 찾아갔다고 설명했다.

”대본을 읽었을 때 이미 원작 속 캐릭터와 성격이 너무 달랐고 표현 방식도 달라서 원작을 참고하지 않아도 되겠다고 생각했었어요. 저는 그냥 지나라는 인물에 집중하면 될 거라고 생각했죠.“

전작 ‘마더’ 속 처절하고 우울했던 자영을 연기한 지 그리 오래 되지 않은 시점임에도 완벽하게 ‘슈츠’ 속 지나를 소화해 내며 남다른 캐릭터 소화력을 자랑했다.

고성희가 맡았던 지나는 시험 공포증으로 인해 꿈꾸던 변호사가 되지 못했던 인물.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가던 고성희는 ”모든 사람들에게는 열등감을 느끼는 지점과 상처가 있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꺼냈다.

”어려서부터 외로움을 많이 탔던 것 같아요. 어린 시절부터 부모님께서 굉장히 바쁘셨고, 지금도 바쁘신 편이시거든요. 그만큼 혼자 해야 했던 것들이 많았던 것 같아요. 자연스럽게 외로움이라는 게 많이 생겼고요. 사실 지금도 저는 ‘집밥’의 개념이 없어요. 엄마가 맞벌이를 오래 하셨기 때문에 친구들 집에 가서 친구들이 싸오던 도시락이나 집밥에 대한 부러움이 있었죠. 그래서인지 식탐도 많은 편이에요. 그런 지점에서 사람과 애정에 대한 결핍이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자신의 깊은 곳에 자리한 감정들을 솔직하게 꺼내며 연기의 자양분으로 삼고 있다는 고성희는 유독 장르와 성격을 넘나드는 캐릭터 변신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이어갔다.

”변신에 대한 두려움은 없는 것 같아요. 늘 변신에 대한 갈망을 하거든요. 늘 또 새로운 어떤 것에 대해 변신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제 한계치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이어 고성희는 자신에게 묻어있는 도시적인 이미지를 지우고 싶다며 새로운 도전에 대한 열망을 드러냈다.

”지금 저에게는 뭔가 도시적이고 갖춰져 있을 것 같은 이미지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그런 이미지는 현실과는 많이 다른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 이미지를 지우고 저와 친한 친구들이 알고 있는 모습을 작품에서 보여드리고 싶어요. 구두가 아닌 운동화를 신고, 헤어와 메이크업도 신경 쓰지 않고 털털하고 자연스러운 생활 연기를 할 수 있었으면 해요. 사실 현실 속 저는 빈틈이 많은 성격이거든요. 친구들이 제가 연기하는 걸 보면 오글거려 하곤 해요.(웃음)“

연기로서 매번 새로운 도전을 선보이고 있는 그녀는 최근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작품 속 배우로서의 모습이 아닌 ‘사람 고성희’의 매력을 발산하기도 했다. 이에 고성희에게 ”예능 욕심이 있냐“는 질문을 조심스럽게 던졌다. 대답은 ”YES“였다.

”아직 예능 출연의 한을 다 풀려면 멀었어요.(웃음) 오랜 시간 예능 출연을 많이 하지 못했던 만큼 한풀이를 조금 하고 싶어요. 하반기를 어떻게 보낼지 아직 고민 중인데, 차기작에 텀이 생긴다면 그 사이에 고정 예능도 해보고 싶어요. 예능 욕심이 많은 편이거든요. 출연하고 싶은 예능이요? 있는 그대로 저를 보여줄 수 있는 예능을 하고 싶어요. 관찰 예능 같은 프로그램이면 더 좋을 것 같고요. ‘나 혼자 산다’에도 출연해 보고 싶은데 지금 부모님과 같이 살고 있다 보니 집을 사서 잠깐이라도 혼자 살아야 하나 고민 중이에요.(웃음)“

어느덧 데뷔 6년 차를 맞이한 고성희. 탄탄한 필모그래피를 쌓으며 꾸준하고 묵묵하게 자신의 길을 걸어오고 있는 그녀는 자신이 걸어온 길이 대견하다는 말로 5년의 시간을 대신했다.

”이제는 저도 제가 걸어온 길이 자랑스럽고 대견스러워요. 20대 중반 까지는 아쉽고 조급한 지점도 있었던 것 같아요. 제가 선택했던 작품들이 화제성보다는 작품성을 중요하게 여겼던 편이었고, 저랑 비슷한 또래에 비슷하게 데뷔한 친구들이 반짝거리고 광고도 찍는 것을 보면 부럽기도 했었죠. 그런데 이제는 정말 그런 마음이 없어요. 오히려 지금 제가 가고 있는 길이 제가 궁극적으로 원했던, ‘오랫동안 이 일을 하고 싶다’는 목표에 부합하는 것 같고 그런 면에서 잘 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지금이 좋고 행복합니다.(웃음)“

”오랫동안 믿고 볼 수 있는 배우로서 활동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이자 꿈“이라는 고성희는 앞으로도 대중들이 자신의 선택을 궁금해 할 수 있는 매력적인 배우를 향해 달려 나갈 예정이다. ‘묘한’ 매력으로 물음표를 불러일으키는 고성희의 다음 행보가 기대되는 바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