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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산도 공항 건설 여부, 계속 심의하기로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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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산도 공항 건설 여부, 계속 심의하기로 결정

입력
2018.07.20 19:30
수정
2018.07.20 22:08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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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경부 국립공원위원회 발표 

 “찬반 입장차 커 결론 못내려” 

 토론회 거쳐 9월 다시 개최 

20일 오후 서울 마포구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열린 흑산 공항 건설 여부 결정을 위한 환경부 국립공원위원회 회의에서 안병옥 위원장이(환경부 차관)이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신상순 선임기자ssshin@hankookilbo.com
20일 오후 서울 마포구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열린 흑산 공항 건설 여부 결정을 위한 환경부 국립공원위원회 회의에서 안병옥 위원장이(환경부 차관)이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신상순 선임기자ssshin@hankookilbo.com

전남 신안군 흑산도에 공항을 건설할지에 대한 결정이 또다시 연기됐다. 주민들의 교통 기본권 보장이냐 철새와 환경보호 가치냐를 두고 첨예하게 입장이 갈렸던 흑산 공항 건설이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연기되면서 정부가 논란만 키우고 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환경부는 20일 오후 서울 마포구 태영빌딩(옛 국립공원관리공단 입주 건물)에서 제123차 국립공원위원회를 열고 ‘다도해 해상국립공원 흑산 공항 건설 공원계획 변경(안)’을 심의해 ‘계속 심의’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위원장인 안병옥 환경부 차관은 “사업타당성 판단에 필요한 자료가 충분히 제시되지 않고, 분야별 쟁점에 대한 추가적인 기술적 검토의 필요성을 감안해 쟁점사항 별로 토론회 등 의견수렴 과정을 거친 후 다시 심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안 차관은 “보류는 보완해서 다시 제출해야 하는 것이지만 오늘 결정은 계속 심의”라며 보류 결정과는 다르다고 강조하고, “쟁점들에 대해 확인하려고 하는 절차”라고 설명했다.

다음 국립공원위원회는 공항 건설에 따른 국립공원의 가치 훼손 수용 여부, 항공사고 우려 등 안전 문제, 주민 이동권을 보장하는 다른 실질적인 대안 등에 대해 전문가와 지역주민, 관계기관이 참여하는 토론회를 거쳐 9월 중 개최할 예정이다.

그래픽 김경진 기자
그래픽 김경진 기자

국토교통부가 지역 관광 활성화 방안으로 흑산 공항을 검토한 건 2009년부터다. 2011년 이명박 정부시절 환경부는 국립공원 안에 소규모 공항건설을 가능하게 하도록 자연공원법을 개정했다. 이후 국토부는 2015년 흑산도 공항 건설 기본계획을 수립해 2021년 완공을 목표로 1,833억원을 들여 50인승 중소형 항공기가 이착륙할 수 있는 흑산공항 사업을 추진했다. 하지만 국립공원위원회가 2016년 11월 변경심의 과정에서 환경 훼손, 철새 등 조류 보완 대책 등을 요구하며 심의를 보류했고 20개월 만에 재심의를 했으나 이날 또 다시 연기됐다.

환경단체들과 전남 지역 주민들의 반응은 모두 실망스럽다는 입장이다. 윤주옥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모임 대표는 “계속 심의 결정을 내린 것은 공원위원회에서 처음이다”며 “경제적 타당성과 환경훼손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는 게 드러났음에도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정일윤 흑산권역개발 협의회장은 “이미 공항 건설 예산도 확보된 만큼 하루라도 빨리 공사가 시작돼야 하는데 연기된 것이 아쉽다”며 “주민들이 흑산도 환경을 99% 이상 지키고 있는데도, 1%도 안 되는 개발을 놓고 환경파괴 운운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전남도 관계자도 “국립공원위원회 심의가 재개되기 이전에 도가 할 수 있는 모든 방안들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환경단체는 경제적 타당성 조사(비용대비 편익 2015년 4.3→2017년 2.6→2018년 1.9)가 일관성이 없다는 점을 비판해왔다. 또 흑산공항 건설이 공항에서 일정거리까지 조류를 유인하는 시설 설치를 금하는 ‘조류 및 야생생물 충돌 위험 감소에 관한 기준’에 어긋나고, 주요 철새 이동경로인 흑산도의 환경을 해칠 뿐 아니라 비행장과 항공기 안전성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지역 주민과 해당 지방자치단체 등은 이동권 보장과 낙후된 경제에 큰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는 기대 하에 심의에서 원안이 통과되기를 고대해 왔다.

이날 위원회는 심의의원 25명 가운데 정부위원 2명, 민간위원 1명이 불참한 가운데 특별위원인 이재영 전남도 행정부지사를 포함 23명이 참석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박경우기자 gw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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