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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인성’ 때문에 트럼프 호텔에서 술 못 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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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인성’ 때문에 트럼프 호텔에서 술 못 판다?

입력
2018.07.2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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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싱턴 자치법 “좋은 인성만 술 팔 수 있어” 규정에 

 거주민들 성추문 등 거론하며 주류 판매허가 취소 청원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 워싱턴. 워싱턴에서 가장 비싼 호텔로 ‘제2의 백악관’으로 불리기도 한다.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 워싱턴 홈페이지 캡처.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 워싱턴. 워싱턴에서 가장 비싼 호텔로 ‘제2의 백악관’으로 불리기도 한다.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 워싱턴 홈페이지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 수도 워싱턴과 친하지 않다. 대선 기간에도 수시로 ‘워싱턴 늪지대’라 부르며 부패의 상징으로 거명했다. 대통령이 돼 워싱턴 주민으로 입성한 이후에도 워싱턴 컬럼비아 특별구(DC) 주민들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냉랭하다. 최근에는 급기야 주민들이 워싱턴 소재 트럼프 소유 호텔에서 주류 판매를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내놓아, 당국이 이 청원을 진지하게 검토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청원의 이유는 트럼프 대통령이 ‘인성(character)’이 술을 팔기에 적절치 않다는 것이다.

19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11일 워싱턴 4C구역 지역자문위원회(Advisory Neighborhood CommissionㆍANC)는 워싱턴 소재 트럼프인터내셔널호텔에 보유한 주류 판매 허가를 취소하라는 청원을 만장일치로 승인해 지역 주류통제국(ABRA)으로 전달했다. 워싱턴 자치법에 따르면 주류 판매자는 좋은 인성을 갖춘 사람만이 가능한데, 트럼프 대통령의 인성은 이 자격 조건에 어긋난다는 이유다. ABRA 역시 한 달 넘게 관련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청원을 최초로 제기한 워싱턴 거주 변호사 조슈아 리바이 등 법률가 2명과 종교인 5명은 지난 6월 20일 주류통제국에 트럼프 호텔의 주류 판매 자격을 취소해 달라는 청원서를 제출했다. 이에 페트워스ㆍ컬럼비아하이츠 등 워싱턴 북부 4C구역 자문위원 8명이 동조하면서, 지역의 주류 판매 허가 여부를 결정하는 주류통제이사회(ABC Board)가 최소 90일 이내에 이 질문에 답해야 할 상황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인성을 문제 삼은 이 청원은 엄연히 워싱턴 지방자치법에 근거한 것이다. 실제로 조문에 “주류는 좋은 인성을 갖춘 사람만이 판매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고발에 참여한 주민들은 증거로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성추문과 임금 체불 의혹 등을 근거로 제출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인성이 주류 판매에 적합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작 트럼프호텔이 실제로 위치한 2C구역의 자문위원들은 이번 청원이 정치적인 의도를 품고 있다며 “주류 판매가 인성 문제로 연결돼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보였다. 청원을 승인한 자문위원들이 대표하는 4C구역은 트럼프인터내셔널호텔에서 300피트(약 91m)쯤 떨어져 있기 때문에 대표성 문제도 있다. 워싱턴 주류통제이사회는 4C구역이 호텔 위치에서 멀지 않은 만큼 일단 청원 자체가 무효는 아니라고 해석했다.

ABRA는 여전히 트럼프 호텔이 주류 판매 허가를 박탈할 만한 중대한 오류를 저질렀는지 여부를 조사 중이다. ABRA가 조사 결과를 통보하면 주류통제이사회는 30일 내에 트럼프 호텔 측에 소명을 요구하는 절차를 밟을 수 있다. 혹은 반대로, 청원 자체에 의미가 없다고 판단하고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결정을 내릴 수도 있다.

청원인들은 “이번 청원은 정치적 과시 행위가 아니다. 부자나 유명인, 대통령이라 해도 법률 적용에 예외를 두면 안 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WP의 칼럼니스트 콜버트 킹은 조문에 있는 ‘좋은 인성’이라는 표현이 판례상으로는 법률을 잘 지키는 것 이상의 의미가 없다며 청원이 인용될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미국 폭스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호텔을 둘러싼 논란에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다.

 워싱턴 트럼프호텔, 외국관료ㆍ로비스트 몰려 ‘제2의 백악관’ 별칭 

워싱턴에 위치한 트럼프인터내셔널호텔은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이래 워싱턴을 방문하는 국내외 공직자와 로비스트들이 숙박하고 행사를 개최하는 장소로 선호하기 시작하면서 ‘제2의 백악관’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첫 해인 2017년 1년간 이 호텔은 대략 4,040만달러를 벌어들였는데 이는 전년 동기(1,970만달러) 대비 2배 이상 뛴 것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로비 효과를 노리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만약 워싱턴 주민의 청원이 통과돼 호텔이 술을 팔지 못한다면, 현재는 신탁 처리돼 두 아들이 경영하고 있지만 퇴임 이후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손으로 돌아갈 수입이 다소 줄어들게 되는 셈이다.

남우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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