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서현과 김정현이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질문을 던진다.
2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골든마우스홀에서는 MBC 새 수목 미니시리즈 ‘시간’의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배우 김정현, 서현, 김준한, 황승언과 장준호 감독이 참석했다.
오는 25일 첫 방송 되는 ‘시간’은 누구에게나 유한한 시간. 결정적인 매 순간 저마다 다른 선택을 해 지나간 시간 속에서 엮이는 네 남녀의 이야기를 그린다.
이날 연출을 맡은 장준호 감독은 “‘시간’은 모두에게 유한한, 평등한 시간 안에서 어떤 선택들을 해나가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라며 “결국 그 질문 속에서 인간답게 살아가는 게 어떤 것인가 하는 주제 의식을 그리고 싶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극 중 재벌 2세 천수호 역을 맡은 김정현은 이번 작품 속에서 까칠한 모습으로 변신한다.
김정현은 “캐릭터가 시간을 살아가면서 그 안에서 주어진 시간을 얼마나 짓밟아가고, 사건 이전의 나와 이후의 내가 어떻게 다른지. 이후의 내가 과거의 저를 바라보면서 얼마나 반성하면서 살아가는 지 반전에 대해서 중점을 두고 연기 중이다”고 말했다.
이어 “항상 신에서 툭 튀어 나와야 하는 감정이 있다. 그 감정의 끈을 놓치지 않고 긴장감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현은 이번 작품에서 처음으로 재벌 역할을 맡는다. 김정현은 “재벌 역할을 맡은 게 처음인데 일반적인 재벌처럼 보이고 싶지 않은 욕심이 있다. 천수호라는 인물이 왜 변화하고 성장하는 지, 시간 안에서 어떻게 사건들을 바라보고 해결해 나가는 지. 어떤 갈등을 가지고 있는 지 등을 정확하게 짚어서 연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현의 캐스팅에 대해 장준호 감독은 “김정현 씨라는 배우를 눈여겨보고 있었고, 인터뷰도 관심있게 찾아보던 배우였다”며 “겉으로 보이는 지점과 다르게 연기 하는 지점에서 이 배우의 슬픔과 아픔, 고민 등이 보이더라. 인터뷰를 보니까 고민을 많이 하는 친구들 같았고 그런 지점에서 수호와의 접점을 봤던 것 같다. 같이 해보니 아니나 다를까 잘 표현해주고 있는 것 같아서 제 생각이 맞았다고 생각 중이다”라고 만족감을 표했다.
김정현은 작품 선택 이유에 대해 “지난 작품들과는 접점이 많이 없다고 생각했다.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충분히 배우로서 의미 있고 흥미를 많이 가질 수 있는 작품이었던 것 같다. 작품을 통해서 전달하고자 하는 매시지가 분명했기 때문에 끝났을 때도 시청자 분들이 하나라도 더 공유했으면 하는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서현은 이번 작품에서 여자주인공 설지현 역을 맡는다. 서현은 “저와 설지현 캐릭터가 닮은 점이 많은 것 같다”며 “타고난 성향 자체가 긍정적인 게 가장 비슷한 것 같고, 강한 생존력이 닮은 점인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서현은 자신과 호흡을 맞추게 된 두 남자 배우 김정현과 김준한에 대해 “아무래도 많이 다르신 것 같다. 성격적인 부분도, 연기도 그렇고 두 분 다 에너지가 좋으시고 연기를 잘 하시기 때문에 제가 같이 호흡을 하면서 많이 배우기도 하고 좋은 영향을 많이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장준호 감독은 “‘도둑놈 도둑님’ 당시 서현 씨에게 단순한 선함이 아닌 특유의 내면의 단단함이 있었다. 캐릭터 역시 그냥 선한 친구가 아니라 본인 특유의 단단함을 가지고 있는 지점에서 맞아떨어지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서현은 “감독님이 저를 믿어주셨기 때문에 전 작품을 하면서 많은 공부도 됐고, 앞으로도 또 같이 작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감사하게도 입봉작이신데 저에게 제안을 해주셔서 저도 기쁜 마음으로 출연을 결정했다”며 “무엇보다 드라마의 주제가 마음에 와 닿더라. 주어진 유한한 시간 속에서 어떤 결정을 하느냐라는 지점이 와 닿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서현은 첫 미니시리즈 도전에 대해 “주조연을 떠나서 한 인물의 삶을 표현하는 것 자체에 굉장히 큰 책임감을 느끼는 것 같다”며 “슬픔의 깊이를 표현하는 데 많은 노력을 하고 있고, 저를 믿어주시는 감독님과 배우 분들, 좋은 스태프 분들과 하루하루 열심히 촬영 중이니 기대 많이 해 달라”고 말했다.
김준한은 극 중 서현과 6년 째 연애 중인 W그룹 법무팀 변호사 신민석 역을 맡았다. 김준한은 “저를 낯설어 하시는 분이 훨씬 많을 것 같다. 제가 극에 잘 묻어날 수 있게 노력하겠다. 너무 낯설어하진 마시고 재미있게 봐 주셨으면 좋겠다”는 말로 포부를 전했다.
황승언은 이번 작품에서 모든 것을 다 가졌지만 사랑을 가지지 못해 파국으로 치닫는 인물인 은채아 역을 맡았다.
장준호 감독은 “‘죽어야 사는 남자’에서 인상 깊게 봤었다. 그 작품에서 반전이 있는 한 신이 있었다. 그 한 신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준비와 고민을 했는지가 보이더라. 저희가 이 배우랑 같이 하면 채아 역시 많은 고민 속에서 그려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황승언의 캐스팅 이유를 밝혔다.
이날 제작 발표회 현장에서 장준호 감독은 ‘시간’의 관전 포인트에 대해 “네 분의 배우들의 연기가 보는 재미가 있을 것 같다”며 “똑같은 상황 속에서 각기 다른 판단을 하는 인물들을 그리고 있다. 그 인물들의 감정과 판단이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을 것 같다. 다양한 해석과 인물들의 감정들을 너무 잘 표현해 주고 계셔서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큰 재미가 있을 것 같고, 그게 가장 큰 관전 포인트일 것 같다”고 말했다.
‘시간’이 각기 다른 네 배우의 매력과 탄탄한 스토리로 ‘이리와 안아줘’가 떠난 MBC 미니시리즈 자리에 새 바람을 불어 넣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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