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의 국가대표 포수 이재원(29)이 대만 에이스 왕웨이중(NC)을 울렸다.
이재원은 19일 인천 NC전에 6번 포수로 선발 출전해 팀이 2-0으로 앞선 6회말 2사 후 주자 없는 상황에서 NC 선발 왕웨이중과 10구 승부 끝에 쐐기 솔로포를 터뜨렸다. 시즌 11호 대포였고, 비거리는 115m였다.
이재원은 2구 만에 2스트라이크로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렸지만 이후 3개를 파울로 걷어냈다. 6구째 공을 볼로 골라낸 뒤 7, 8구를 커트했다. 그리고 9구째 볼을 골라내 2볼-2스트라이크를 만들었고, 10구째 몸 쪽 스트라이크 존을 찌르는 시속 150㎞ 직구가 날아오자 양 팔을 몸에 붙인 채 스윙을 해서 왼쪽 담장을 넘겼다. 박병호(넥센)를 연상시키는 스윙으로 타구를 파울라인 안쪽에 집어넣은 홈런이었다.
이재원에게 한 방을 맞은 왕웨이중은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왕웨이중의 총 투구 수는 123개였고, 5⅔이닝 7피안타 3실점으로 시즌 7패(6승)째를 떠안았다. 또 5월24일 잠실 LG전부터 이어진 원정 4연패를 당했다.
왕웨이중은 오는 8월 열리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전에 출격할 가능성이 크다. 대만 언론은 이날 아시아야구연맹(BFA)이 발표한 아시안게임 야구 대진을 전하면서 KBO리그 NC 소속으로 뛰는 왕웨이중의 한국전 등판을 전망했다. 아시안게임 3연패에 도전하는 우리나라는 8월26일 대만과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르고, 결승에서 다시 만날 수도 있다.
왕웨이중을 이날 처음 상대한 이재원은 2회말 첫 타석에서 우익수 뜬 공으로 물러났다. 그러나 1-0으로 앞선 4회말 무사 1루에서 좌중간 안타를 쳐 1ㆍ3루 기회를 연결했고, SK는 윤정우의 병살타 때 3루 주자 김동엽이 홈을 밟아 2-0을 만들었다. 6회말 세 번째 타석에선 10구까지 물고 늘어지는 승부를 펼쳐 솔로 홈런으로 왕웨이중을 강판시켰다.
이재원은 타석에서 4타수 2안타(1홈런) 1타점으로 활약했을 뿐만 아니라 마운드를 안정적으로 이끌며 3-0 영봉승을 이끌었다. 또 이날 왕웨이중에게 강한 모습을 보여 아시안게임 대만전에서의 활약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이재원은 경기 후 “왕웨이중의 공이 좋았는데 노렸던 공이 들어와 운 좋게 홈런으로 이어졌다”며 “팀이 후반기에 작년보다 좋은 출발을 하고 있다. 비록 내가 부족하지만 투수들을 잘 리드해서 최대한 적은 실점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인천=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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