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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ㆍ무더위 특수도 무색... 닭고기값 20%이상 폭락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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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ㆍ무더위 특수도 무색... 닭고기값 20%이상 폭락세

입력
2018.07.21 04:40
수정
2018.07.22 08:36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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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올해 닭고기 값이 평년 대비 20%를 넘는 폭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월드컵과 무더위의 ‘특수’가 있는 6, 7월에도 반등의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조류 인플루엔자(AI) 파동을 겪으며 급감했던 육계(고기용 닭)의 생산량을 도로 늘리는 과정에서 공급 과잉이 발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이달 평균 육계 산지가격(17일 기준)은 ㎏당 1,352원으로 평년(최근 5년 가격 중 최고ㆍ최저치를 제외한 평균값) 가격 1,546원보다 12.5% 낮았다. 1년 전보다는 17.1% 하락한 가격이다. 예년과의 가격 격차는 앞서 상반기에도 지속됐다. 올해 월별 육계 가격을 평년과 비교하면 가장 클 땐 27.0%(6월), 가장 적을 때도 7.1%(5월) 낮았다.

올해 닭고기 값 급락의 근본 원인은 지난해보다 공급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1일 기준 육계 사육 마릿수는 1억1,268만1,000마리로 1년 전보다 847만6,000마리(8.1%) 증가했다.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83년 이래 가장 많은 규모다. 석 달 전인 3월(9,105만3,000마리)과 비교해도 2,162만8,000마리(23.8%) 급증한 수치다.

육계 공급 증가는 지난해 전국적인 AI 유행 여파로 육계를 낳는 종계(씨닭)이 대량 살처분된 뒤 생산성이 좋은 종계들로 ‘물갈이’가 됐기 때문이다. 심민희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 연구원은 “지난해에는 살처분 여파로 노계들도 병아리 생산에 동원됐지만, 올해는 상대적으로 젊은 종계들이 병아리를 많이 낳아 공급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종계(종계의 씨닭)의 품질 향상도 종계의 생산성 향상에 영향을 미쳤다. 현지 AI 발생으로 수입이 중단됐던 미국산 원종계 수입이 최근 재개되면서 그간 국내 사육 환경에 적합하지 않다는 평을 받았던 프랑스산 원종계 비중이 줄어든 것이다.

일각에선 수요 예측 실패를 닭고기 생산 과잉의 원인으로 지목한다. 올해 외식 산업의 최대특수로 꼽히던 러시아 월드컵(6월14일~7월15일)이 열린 6월에 육계 가격 하락폭(27%)이 가장 컸던 점이 대표적 근거다.

농업관측본부는 업계의 적극적인 수급 조절 조치가 없을 경우 9월엔 육계 산지가격이 900원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가격 약세가 심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업계 역시 다음달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특수를 제외하고는 닭고기 수요가 늘어날 요인이 없어 가격이 예년 수준을 회복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생산자단체 관계자는 “무더운 날씨가 지속된다면 보양식 수요가 늘어 가격 상승에 일시적으로 도움이 되겠지만, 닭고기 공급 자체가 워낙 과잉이라 연말까지도 가격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세종=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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