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ㆍ교육계 갑작스런 소식에 충격
직업교육을 담당했던 교사가 장애 여학생들을 수년간 성폭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태백의 한 특수학교의 교장이 19일 극단적인 선택을 해 지역사회와 교육계가 충격에 휩싸였다.
경찰은 이날 오전 4시55분쯤 A(65ㆍ여)씨가 춘천시의 한 아파트 단지 화단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A씨가 아파트 창문을 통해 투신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장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A씨가 교장을 맡고 있던 특수학교에서는 교사 B(44)씨가 2014년부터 수년간 지적 장애 여학생 3명을 성폭행하거나 추행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수사 중이다. 더구나 피해 여학생이 또 다른 교사 C(43)씨에게 성폭행 사실을 알렸음에도 제대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줬다. 또 B씨가 특수교사 자격증 없이 교단에 선 사실도 알려져 특혜채용 논란이 일기도 했다.
파문이 확산하자 A씨는 지난 16일 태백시청에 나와 학부모들에게 “절대 있어서는 안 될 불미스러운 사건이 일어난 점에 대해 교직원 모두 깊이 사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교육계도 갑작스런 비보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교육계의 한 인사는 “책임자로 학교에서 일어난 여러 일들에 대해 압박이 심했을 것”이라며 침통해 했다.
특히 이날 문제를 일으킨 교사가 학교 법인의 아들이거나 친인척이라는 소문이 온라인 공간에 퍼지기도 했으나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강원경찰청은 구속영장을 신청한 B교사의 컴퓨터 등의 디지털 포렌식 결과가 나오는 대로 추가 혐의를 조사할 계획이다. B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는 20일 오전 춘천지법 영월지원에서 열린다.
태백=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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