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수립 70주년 9ㆍ9절 앞두고
‘당근과 채찍’으로 성과 극대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당과 지도자에 대한 충정이 깊다고 여기는 주민들에게 일일이 감사를 표했다고 북한 매체가 19일 보도했다.최근 경제 시찰에서 관료들의 무책임하고 나태한 태도를 엄하게 지적한 것과 대조적으로, ‘당근과 채찍’ 전략을 확실하게 구사하고 있다는 평이 나온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김 위원장이 “당과 수령에 대한 충정심을 지니고 좋은일을 한 일꾼과 근로자들에게 감사를 보내시었다”며 1면에 해당 인물 18명의 이름과 함께 선정 사유를 밝혔다.“기술준비원 장성산은 대성산혁명열사릉 보존관리사업에 필요한 기재와 물자들을 수십 차례나 지원했”고, “의사 김철진은 탄소하나화학공업을 창설하기 위한 대상공사장에서 의료봉사활동을 적극적으로 벌리”고 있다는 식이다.
그러면서 “김정은 동지께서 보내신 감사를 크나큰 격정 속에 받아 안은 일꾼들과 근로자들은 당에 대한 끝없는 충정심을 안고 조국의 부강 번영을 위해 헌신해 갈 혁명적 열의에 넘쳐있다”고 덧붙였다.다만 어떤 방식으로 감사를 전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일반 주민의 이름을 하나하나 거명하며 노고를 치하하는 태도는 최근 함경북도 일대 주요 경제 현장을 시찰하며 관리자들을 향해 “당의 방침을 접수하고 집행하는 태도가 매우 틀려먹었다” 등 호통을 치는 모습과 대조적이다.김 위원장은 앞서 이달 초 평안북도 신도군과 신의주를 시찰한 뒤심하게 질책한 신의주방직공장과 신의주화학섬유공장을 쏙 빼고 선물 전달식을 진행했다고 북한 매체들이 4일 전한 바 있다.
혼낼 땐 확실히 혼내고,칭찬할 땐 제대로 칭찬하는 이러한 ‘당근과 채찍’ 전략은 북한 정권 수립 70주년을 맞는 9ㆍ9절을 앞두고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북한 내부에 성과주의를 확산하기 위한 의도라고도 볼 수 있다.
김 위원장의 애민주의를 강조하는 데 목적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김 위원장이)관료들은 혼내고 일반 근로자들은 칭찬하고 있다”며“이를 통해 주민들의 충성심을 고취시키고 체제 결속을 강화하는 효과도 얻을 수 있지만 무엇보다 주민들을 아끼는 지도자로서의 모습을 부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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