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협위원장 교체 권한은 있다
전대 안 나가고 총선 불출마
비대위 최소 올해는 넘겨야”
# 골프 접대 의혹에 관해선
“법의 범위 안 넘었다고 들었다”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8일 당의 향후 개혁 방안과 관련, 새로운 당의 가치와 이념을 먼저 세운 뒤 상황에 따라 인적 청산 작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위원장 취임 후 첫 일성인 만큼 절제된 표현을 사용했지만, 당내 구성원들에게 가장 민감한 인적 청산 카드를 언급함으로써 향후 고강도 개혁 작업에 착수할 뜻을 확실히 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향후 비대위 운영 방안에 대한 자신의 대략적인 구상을 밝혔다. 먼저 가장 민감한 인적 청산 작업과 관련해 “과거 지향적 측면에서 인적 청산은 반대”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지금부터 새롭게 세워진 가치나 이념체계나 정책 노선에 대해 같이 할 수 있는 분과 없는 분이 가려질 것이다. 탈락자가 없으면 좋겠지만 도저히 공유하지 못하겠다는 분이 있으면 길을 달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 “저는 애초 공천권과 관련해 어떤 권한도 받을 것이라 생각해 본적이 없다”면서도 “당협위원장 교체 권한은 가지고 있다”고 했다. 즉 자신이 주도해 세운 새로운 깃발 아래 모일 수 없는 구성원은 배제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긴 것이다. 그는 이 같은 의지를 증명하듯, 홍준표 대표 체제에서 임명된 김대식 여의도연구원장 유임 여부와 관련한 질문에 “당사자에게 결례가 될지 모르지만 교체할 생각”이라고 잘라 말한 뒤, “여의도연구원은 새로운 가치를 정립하고 새로운 정책방향을 정하는 가장 중요한 기구”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날 김 원장은 사의를 표명했다.
김 위원장은 향후 정치적 행보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드러냈다. 그는 “비대위가 끝나고 (당 대표가 되기 위해) 차기 전당대회에 나간다는 게 말이 안 된다”며 “저는 비대위에서 끝나야 한다”라고 했다. 2020년 21대 총선 출마와 관련해서도 “총선 출마는 안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다만 김 위원장은 “비대위를 성공적으로 끝내면 그에 따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말해 현실 정치 참여 가능성을 열어 뒀다.
김 위원장은 비대위 활동 기간과 관련해서는 “가치를 정립하는 것은 제법 시간이 걸리고 다른 비대위처럼 두 달이나 석 달에 할 수는 없는 일”이라며 “최소 올해는 넘겨야 한다”고 언급했다. 당 일각에서 제기된 조기 전대 가능성을 사실상 일축한 것이다.
비대위원 구성과 관련해서 김 위원장은 “9명으로 할 것인지 11명으로 할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며 “당연직으로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두 분이 있고 초재선을 중심으로 한두 분 정도 모셔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외부인사 영입에 대해서는 “연령대나 성별, 전문성에서 다양한 구도가 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당내에서는 김 위원장과 평소 친분이 두터운 김용태 의원을 비롯해 김성원 전희경 의원 등의 합류가 점쳐진다. 최근까지 당 전략기획 사무부총장을 지낸 김명연 의원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 외부 인사로는 김 위원장이 이사장으로 몸담았던 김대호 사회디자인연구소 소장 등의 이름이 거론된다.
한편 김 위원장은 국민대 교수 시절 강원랜드로부터 골프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는 “솔직히 비용이 얼마나 들었는지에 대해 제가 알 수 없다”며 “당시 대회를 주최했던 대표께서 법의 범위를 넘지 않는 범위 안에 있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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