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의 지난 미국 대선 개입을 부인한 지 하루 만에 말을 바꿨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두둔했다 거센 역풍에 직면하자 부랴부랴 진화에 나선 것이다.
17일(현지시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러시아의 행동이 선거결과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았지만, 러시아가 2016년 선거에 개입했다는 정보 당국의 결론을 받아들인다고 분명히 말씀 드린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 중앙정보국(CIA) 등 정보당국은 지난해 1월 “푸틴 대통령이 미 대선 결과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공작을 지시했다”는 결론을 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미러 정상회담에서 “푸틴 대통령이 아주 강하게 개입 의혹을 부인했다. 나도 러시아가 그렇게 할 이유를 보지 못했다”며 푸틴 대통령을 더 신뢰하는 듯한 발언을 해 비판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발언에 실수가 있어 일어난 해프닝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가 저질렀다는 어떤 이유도 찾을 수 없다’는 게 아니라 ‘러시아가 저지르지 않았다는 어떤 이유도 찾을 수 없다’는 표현이었어야 했다”며 “그렇게 하면 뜻이 분명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자신의 입맛대로 보도가 나가지 않은 것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며 책임을 언론에 돌리기도 했다. 그는 트위터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와는 엄청난 돈을 모금하는 회의를 했고,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는 그 보다 더 좋은 만남을 가졌다”면서 “슬프게도 그것은 그런 식으로 보도되지 않고 있다. 가짜뉴스가 미쳐가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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